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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의 스키 사상 첫 메달을 만든 ‘특급 서비스’

입력
2018.02.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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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와 이상헌 스노보드 대표팀 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상호와 이상헌 스노보드 대표팀 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스노보드 대표팀 선수단. 서비스맨 이반 도브릴라 코치는 오른쪽에서 세 번째. 이상헌 코치 제공
스노보드 대표팀 선수단. 서비스맨 이반 도브릴라 코치는 오른쪽에서 세 번째. 이상헌 코치 제공

한국 스노보드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대박’을 쳤다.

남자 스노보드의 간판 이상호(23)는 24일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게 0.43초 차로 져 은메달을 따냈다. 이상호의 동계올림픽 메달은 한국 스키 사상 최초다.

한국 스노보드가 이처럼 초고속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분업화 덕분이다. 대한스키협회는 2014년 11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통 큰 투자’를 했다. 2014~15시즌까지만 해도 이상헌(43) 감독이 모든 일을 혼자 처리했지만 기술 전문 코치, 체력 트레이너, 장비 전담 코치, 물리치료사, 심리 담당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파트 별로 선수들을 담당한다. 이 감독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 이상호가 계획한 방향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았다.

이 감독은 “코칭스태프의 증가로 대표팀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졌다”며 “각자 자기가 맡은 역할을 다각도로 분석해 지도하는데 집중하고, 나 또한 총괄코치로 예전에 놓쳤던 것을 상세하게 잡아낼 수 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의 신뢰가 쌓이면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이어 “팀에 분야별 전문가들이 들어온 뒤 모든 것에 전문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됐고, 관리도 철저히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장비를 담당하는 ‘서비스맨’의 비중이 상당하다. 이 감독은 “얼핏 보면 스노보드는 보드를 타고 빨리 내려오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그 안에 상당히 세심한 관리를 기울여야 한다”며 “스노보드에서 장비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현재 슬로베니아 대표팀 코치를 지낸 크로아티아 출신 이반 도브릴라 코치가 장비를 담당하고 있다. 스노보드는 미끄러지는 면 ‘베이스’와 양쪽 세로 ‘에지’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베이스가 손상될 경우 잘 미끄러지고, 에지가 이상 있으면 회전에 문제가 생긴다. 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왁싱’이다. 왁스로 베이스가 상하지 않도록 발라줘야 하는데 종류만 10~15가지에 달한다.

왁스는 눈의 온도나 설질(雪質)에 따라 달라진다. 온도가 천차만별인데다가 습한 설, 무른 설, 자연 눈 등 눈의 성질도 다르기 때문에 해당 경기장 조건에 맞는 왁싱을 잘 파악하고 해야 한다. 이 감독은 “그 동안 유럽 국가들에는 장비 담당 전문 코치가 있는데 우리만 없어 혼자 장비 관리까지 하는 등 모든 일을 하느라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선수 간의 기술이 비슷하다고 볼 때 어느 서비스맨이 경기 당일 상황에 맞는 왁스를 발랐는지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평창=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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