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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농부증’ 예방하면 건강한 가을걷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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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농부증’ 예방하면 건강한 가을걷이가 보인다

입력
2017.10.30 20: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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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모 자생한방병원 총괄병원장

일 년 농사의 결실을 볼 시기가 다가왔다. 11월이 되면 전국의 농가가 분주하다. 논과 밭에 뿌려놓은 땀의 결실을 걷어들일 때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민들을 괴롭히는 ‘농부증’은 수확의 기쁨보다 더 큰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농부증은 농민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정신적, 신체적 장애 증후군을 통틀어 일컫는다. 특히 척추ㆍ관절 질환이나 어깨결림 등의 근골격계 질환이 대표적이다.

농촌진흥청이 농업인 8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2014년)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중 79.5%(710명)가 농부증을 앓고 있거나 의심증상을 나타냈다. 농사일을 하다 보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장시간 고강도 작업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추수철에 수확의 기쁨을 맛보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일하다 과중한 노동으로 이어지면서 피로가 쌓이기 쉽다. 농사일은 대부분 허리를 구부리거나 쪼그려 앉는 고정된 자세로 일해야 하는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요통이나 각종 관절염 등에 노출되기 쉽고, 심하면 척추디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다.

작업환경 외 급속한 농가 노령화도 농부증 증가의 주 원인이다. 2014년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농가인구 284만7,000명 중 65세 이상의 고령 농가인구는 106만2,000명(37.3%)이었다. 전체 농가인구 10명 중 4명이 고령인이다. 특히 한국 농가의 고령화는 가까운 일본 농가의 고령화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돼 현재 일본(36.1%)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부증을 겪는 대부분의 농업인들은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농사일이 바쁜 수확철에는 더 그렇다. 일에 몰두하다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져 신체 균형이 깨지면서 농부증이 심화되기 쉽다.

대부분이 만성 근골격계 질환인 농부증 증상들에는 추나요법과 약침, 한약 등의 한방통합치료가 효과적이다. 인체의 근육과 뼈, 관절이 정상 위치에서 벗어나면 그 뼈를 둘러싸고 있는 혈관, 인대, 신경근막과 같은 연부조직이 붓게 된다. 이 때는 손가락과 손바닥 등으로 변형된 부위를 바로 잡는 추나요법이 도움이 된다.

특히 추나요법은 내년부터 건강보험 급여화 완전 적용을 눈앞에 두고 있어 농부증에 시달리는 농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추나요법과 함께 한약을 복용하면 통증을 다스리고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정제된 한약재를 경혈과 통증부위에 주입하는 약침은 강력한 항염증 작용으로 빠른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농부증 증상들은 만성화되기 쉬운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아무리 바쁜 수확철이라도 1시간에 10분 정도는 꼭 허리와 무릎, 관절을 쉬게 하는 게 좋다. 특히 틈틈이 하는 건강 스트레칭은 허리와 무릎 긴장을 풀어주면서 근육통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일상 속 간단한 실천이 큰 병으로 가는 것을 막아준다. 1년 농사의 기쁨을 누리는 수확철, 건강을 먼저 지키는 것이야말로 만족스럽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더욱 풍성한 내년을 준비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박병모 자생한방병원 총괄병원장
박병모 자생한방병원 총괄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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