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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북한대사관, 문재인ㆍ트럼프 사진 내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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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북한대사관, 문재인ㆍ트럼프 사진 내걸어

입력
2018.07.29 11:56
수정
2018.07.29 20:5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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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ㆍ대북제재 완화 촉구 의도

29일 오전 주중 북한대사관 정문 옆 외부게시판 모습. 왼쪽부터 각각 남북ㆍ북중ㆍ북미 정상회담 주요 장면 사진들. 연합뉴스
29일 오전 주중 북한대사관 정문 옆 외부게시판 모습. 왼쪽부터 각각 남북ㆍ북중ㆍ북미 정상회담 주요 장면 사진들. 연합뉴스

외부게시판에 북중 정상회담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내걸었던 주중 북한대사관이 최근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정전협정 65주년을 즈음한 시점임을 감안하면 종전선언과 함께 대북제재 완화를 촉구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29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 르탄(日壇)공원 인근의 주중 북한대사관 정문 옆 대형 게시판에는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하는 사진이 게시됐다. 주중 북한대사관이 외부에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거의 유일한 공간인 이 게시판에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사진이 게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게시판 왼쪽에는 지난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장면, 산책하는 장면, 부부동반 기념사진 등이 게재됐고, 지난 5월 북측 통일각에서 전격적으로 열렸던 정상회담 장면도 걸렸다. 오른편에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역사적인 첫 악수를 하는 사진이 맨 위에 게시됐고 그 아래에 단독회담, 공동성명 서명, 산책 장면 등이 담겼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북미 정상의 산책 사진에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을 하며 친교를 두터이 하는 김정은 동지”라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게시판의 중앙에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3월과 5월, 6월 등 세 차례 가졌던 정상회담 사진이 내걸렸다. 아울러 6자회담 당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를 고려한 듯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김 위원장을 예방한 사진도 게재됐고, 김 위원장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회동한 사진도 포함됐다.

주중 북한대사관 외부게시판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광명성 4호 위성’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발사 등 각종 무기 사진으로 도배됐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ㆍ북미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지난 4월 말에 제1차 북중 정상회담 사진으로 교체됐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방중 당시 북한대사관을 찾았을 때도 북중 정상회담 사진만 걸려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변화에는 북한의 대외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 방문 때는 이미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모두 끝난 후였다. 최근 북한 비핵화 논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종전선언 추진과 대북제재 완화 여부도 불투명해지자 북중은 물론 남북ㆍ북미 최고지도자 간 우호를 강조하면서 나름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정전선언 65주년을 전후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정전협정을 종전선언으로 바꾸고 대북 제재 등 고립에서 빠져 나오고자 하는 북한의 의도가 담겨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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