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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BRICs? B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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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BRICs? BRICS?

입력
2011.01.1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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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s인가, BRICS인가. 2001년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짐 오닐에 의해 BRICs로 통칭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국이 새해 들어 경제력과 걸맞은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어 흥미롭다. 2009년 6월 첫 정상회의를 열어 G7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BRICs가 올 1분기에 베이징에서 열릴 3차 정상회의에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을 정회원으로 초청한 게 단초다. 남아공의 인구(4,900만 명)와 GDP(2,900억 달러)는 기존 회원국에 크게 못 미치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GDP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G20 등에서 아프리카를 대변해온 대표성을 높이 산 것이다.

■ 남아공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지난 연말 올해 의장국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장을 받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반겼다. 그러나 2001년 BRICs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 4개국의 잠재력을 세계에 알린 짐 오닐(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사장)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BRICs가 BRICS라는 신조어로 바뀌게 됐으니 말이다. "경제규모를 볼 때 남아공이 브릭스에 합류하는 것은 내게 의미가 없지만 아프리카 대륙 대표라면 다른 얘기"라면서 "이 용어를 처음 쓸 당시 정치적 모임이 형성되리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다"는 논평에서 이런 섭섭함이 잘 묻어난다.

■ 짐 오닐은 한 발 더 나아가 BRICs에 합류할 후보로는 남아공보다 한국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각국의 지속가능 성장 전망을 지수화한 '골드만삭스 성장환경 지표'를 봐도 남아공은 4.88로 181개국 중 108위이지만 한국은 7.44로 미국 독일보다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2011 투자보고서에서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등 4개국을'MIKT'로 지칭하면서 "이들 4개국은 전세계 GDP의 1%씩을 차지하는 성장국가여서 남아공은 필적할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잘랐다. 아마도 그에겐 "한국(South Korea)을 가입시켜 BRICS로 했으면…"하는 아쉬움도 있었을 법하다.

■ 실제로 정치적 고려를 배제한 경제규모로만 본다면 BRICS 그룹에 한국이 들어가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 GDP 추계가 다시 1조 달러를 넘은 것이나 교역 등 향후 성장 지표를 봐도 그렇다.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세계 경제의 '최상위 포럼'으로 부상한 G20에서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한 경력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BRICS에 끼지 못하고 MIKT그룹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잘 살필 필요가 있다. 정치든 경제든 북한 리스크로 표현되는 지정학적 맥락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고, 물자든 사람이든 개방을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것 말이다.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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