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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하나금융, 1500억 들여 어린이집 100개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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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하나금융, 1500억 들여 어린이집 100개 짓는다

입력
2018.07.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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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오른쪽)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이 세종시 청사에서 국공립어린이집 건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제공
김정태(오른쪽)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이 세종시 청사에서 국공립어린이집 건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4월 야심찬 계획 하나를 발표했다. 2020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90개를 포함해 총 100개의 어린이집을 짓기로 한 것이다. 정부기관도 아닌 민간기업이 대규모 어린이집 건립 사업에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에 열을 올리지만 하나금융처럼 보육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많지 않다.

하나금융이 올해 사회공헌 키워드를 ‘보육’으로 정한 건 저출산 극복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저출산의 주요인 중 하나인 보육 문제만큼은 기업이 얼마든지 앞장서 개선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기업이 직접 가정에 양육비를 대주긴 어려워도 양질의 보육시설을 사회에 기부해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육아부담은 부모뿐 아니라 은퇴한 조부모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신뢰를 줄 수 있는 양질의 보육시설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보고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3년간 1,500억원가량을 들여 100개의 어린이집을 지을 계획이다. 이 중 90개는 국공립어린이집, 10개는 직장어린이집이다. 이들 어린이집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교육의 질도 높아 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지만 공급량이 달려 입학 경쟁률이 상당히 치열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기관별 보육아동 비율은 국공립어린이집 12%, 직장어린이집 4%로 합계 16%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5년간 국공립어린이집의 70%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세워졌다. 이처럼 지방일수록 보육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만큼 하나금융은 어린이집 대부분을 지방에 세울 예정이다.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의 첫 삽은 이미 떴다. 하나금융은 지난 5월 행정수도 세종시와 국공립어린이집 건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세종시에 국공립어린이집 3개를 지어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협약식에서 “세종시와의 보육지원 사업이 저출산ㆍ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관과 민, 기업과 사회가 상생 발전하는 모범사례가 돼 이런 협력이 널리 확산되는 마중물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직장어린이집은 하나금융이 직접 운영한다. 하나금융 임직원뿐 아니라 지역사회 주민은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사업장 내 보육시설이 없는 중소기업 직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보육료는 사립 어린이집에 견줘 저렴하게 책정된다.

이번 프로젝트 효과는 단지 아이 가진 부부들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린이집이 100곳 생기면 9,500여명의 아동에게 보육 기회를 제공되는 것은 물론이고 현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고용 창출에도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의 경우 최소 22명, 직장어린이집은 최소 11명의 보육 인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최소 2,100여명의 직접고용 효과가 생길 것으로 추정된다. 간접고용 효과까지 더하면 총 5,500여명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계산이 나온다. 양육 여성의 경력단절 최소화, 중소기업 직원들의 양육 부담 완화 같은 부수효과도 기대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범사회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즉흥적으로 기획된 게 아니다. 하나금융 내부에서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보육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두고 있다. 일과 가정이 엄격히 구분돼야 업무 효율도 오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매주 수요일에는 오후 6시30분에 무조건 퇴근하도록 하는 ‘가정의 날’ 제도도 현재 수요일과 금요일 주 2회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보육 문제 해결과 더불어 하나금융의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 가운데 눈에 띄는 분야는 통일 관련 활동이다. 미래의 사회통합과 행복한 사회 구현을 위해선 통일에 대한 준비와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탈북 새터민의 국내 적응을 돕고자 이들에 대한 지원 사업 규모를 해마다 늘리고 다양한 통일 관련 사업에 후원자를 자청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탈북 새터민에게 금융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로 해주고 있다. 이번 조치로 3만명에 달하는 새터민이 혜택을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은행은 새터민을 대상으로 금융교육도 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선 새터민들과 함께 국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임직원 참여 봉사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이웃돕기 활동을 통해 새터민들이 우리 사회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자긍심을 높이려는 취지에서다. ‘탈북 청년 멘토링’ 사업도 북한 출신 청년들의 한국 정착을 돕는 하나금융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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