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첫 공판준비기일 열려
혐의 인정했지만 “우발적 범행”
8살 여자 초등학생 살해 및 시신 훼손 혐의로 기소된 10대 피의자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심신미약 상태에서 벌인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허준서) 심리로 15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미성년자 약취ㆍ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ㆍ유기 혐의로 기소된 고교 자퇴생 A(17)양의 변호인은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그러나 “A양은 아스퍼거증후군 등 정신병이 발현돼 충동적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를 유인하지도 않았다”면서 검찰 측이 주장하는 계획범죄가 아님을 강조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인지능력과 지능은 부족하지 않으나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교류 능력이 떨어져 특정분야에만 관심을 갖고 집착하는 정신질환이다.
이날 재판에선 A양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재수생 B(19)양과 A양이 주고받은 휴대폰 문자메시지 내용도 일부 공개됐다. A양은 범행 전 B양에게 ‘사냥 나간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8살 초등생을 살해한 뒤에는 ‘집에 왔다. 상황이 좋았다’고 메시지를 전송했다. B양은 당시 ‘살아있어? 손가락 예쁘니’라고 보냈고 A양은 ‘예쁘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A양이 범행 전 외출할 때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라인이 아닌 다른 라인의 승강기를 이용하고, 범행 후에는 당일 외출하지 않은 것처럼 알리바이를 만드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A양은 지난 3월 29일 인천 연수구 한 공원에서 놀던 초등생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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