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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 했다더니… 초중고 4곳서 또 석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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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 했다더니… 초중고 4곳서 또 석면

입력
2018.03.19 18: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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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전면 재청소ㆍ전수 조사”

학부모 “차라리 해체공사 말라”

12일 경기 오산시 원동초에서 학부모들이 학교 석면 비상총회를 열고 있다. 학부모 제공
12일 경기 오산시 원동초에서 학부모들이 학교 석면 비상총회를 열고 있다. 학부모 제공

“학교 석면 잔재물 걱정은 대청소만으로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는 교육당국의 공언과 달리 겨울방학 기간 석면해체공사와 청소를 마치고 이달 초 개학한 다수 학교에서 석면 잔재물이 잇따라 검출되고 있다. 잔재물 문제로 아직 개학하지 못한 학교들에서도 석면이 재차 발견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석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9일 서울 종로구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개학한 서울 지역 4개 학교(덕수초, 난곡초, 대왕중, 석관고)의 석면 잔재물을 이달 6~16일 조사한 결과 4곳 모두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4개 학교에서 채취한 221개 시료 중 37개(17%)가 석면 폐기물ㆍ부스러기 등으로, 각 학교의 석면 검출율은 덕수초 25.6%, 난곡초 9.1%, 대왕중 23.3%, 석관고 6.3%다.

석면 잔재물 발견 장소는 아이들이 수업을 받는 교실부터 체육관, 돌봄교실, 과학실 등으로 다양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해당 학교들은 정부가 이미 청소를 완벽하게 마쳤다고 발표한 곳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조사 결과가 나오자 부랴부랴 “14억원을 긴급 투입해 겨울방학 석면 공사를 한 학교 95개를 대상으로 전수 정밀청소ㆍ잔재물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덕수초 학부모 윤예성씨는 “아이가 소년체전 준비로 석면 공사를 마친 직후부터 체육관에서 운동을 해 왔는데 잔재물이 검출돼 너무 불안하다”며 “많은 학교 아이들이 이미 2주 넘게 등교했는데 오늘에서야 전수조사 방침을 내놓은 것은 너무 뒤늦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석면 잔재물 검출로 아직 개학하지 못한 학교(경기 원동초, 서울 인헌초)의 학부모들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여러 차례 청소를 반복해도 잔재물 검사에서 지속적으로 석면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맞벌이 학부모들은 ‘돌봄 공백’이 큰 상황에서 또다시 개학이 미뤄질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개학이 이달 2일에서 12일, 26일로 재차 미뤄진 원동초 1학년 학부모 최모(42)씨는 “전학까지 염두에 뒀는데 이미 인근 학교들은 돌봄교실 구성이 끝나는 등 여건이 안 돼 옮길 수도 없다“고 털어놨다.

커지는 석면 공포에 학부모들은 “예정된 석면 해체 공사를 멈추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 학부모 이모(41)씨는 “아이 학교가 여름방학에 석면 공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때까지 명확한 관리ㆍ감독 체계가 갖춰질지 불안할 뿐”이라며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차라리 공사를 시작하지 말라고 교육청 측에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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