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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역인데 '출근길 물이 달라도 너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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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역인데 '출근길 물이 달라도 너무 달라'

입력
2015.08.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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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본점쪽 1번 출구 - 흰색 셔츠에 묵직한 정장이 대세

신세계백화점 본점쪽 7번 출구 - 분홍, 파랑... 남성도 화사한 물결

우리은행 본점이 가까운 서울 지하철 4호선 회현역 1번 출구 앞(왼쪽)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근처 7번 출구 앞의 대조적인 남성 패션.
우리은행 본점이 가까운 서울 지하철 4호선 회현역 1번 출구 앞(왼쪽)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근처 7번 출구 앞의 대조적인 남성 패션.

# 오전 8시 15분 회현역 7번 출구(아래 사진 왼쪽)

몸에 딱 맞는 푸른색 체크무늬 커터웨이칼라(Cutaway Collar, 칼라 각도가 180도가 넘는 형태) 셔츠 위에 흰색 단추가 눈에 띄는 파란 자켓을 걸쳤다. 엉덩이 중간을 살짝 덮는 자켓도 상체에 딱 달라붙었다. 밝은 회색 바지 또한 허벅지에 밀착했다. 더블 커프(Double Cuff, 바깥으로 접은 밑단) 바지는 복숭아뼈가 누드다. 갈색 로퍼(끈이 없는 굽이 낮은 구두)에는 살구색 양말. 옷매무새를 흐트러뜨리는 스마트폰은 주머니 넣기 보다 손에 쥐어야 한다.

# 2분 뒤 같은 회현역 1번 출구

검은색 정장 안에는 품이 좀 남는 흰색 반소매 레귤러 칼라(Regular Collar, 깃의 벌어진 각도나 길이가 가장 표준적인 타입) 셔츠를 입었다. 자켓은 엉덩이를 거의 덮을 정도 길이다. 걸을 때마다 바지통이 펄럭인다. 바짓단은 슈트와 색깔을 맞춘 구두를 여유 있게 덮었다.

지난 19일 아침 서울 중구 지하철 4호선 회현역 출구 풍경은 ‘옷이 당신을 말한다’는 말을 실감하게 했다. 역 개찰구를 지나 각자의 출구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만으로도 목적지가 어디인지 쉽게 짐작이 가능했다.

복장만 봐도 어느 회사로 가는지 알 수 있다.
복장만 봐도 어느 회사로 가는지 알 수 있다.

1번 출구를 나서면 바로 우리은행 본점이다. 흰색 반팔 셔츠에 검은색, 남색 등 묵직한 정장이 ‘대세’다. 대부분 품이 여유가 있는 무늬 없는 흰색 셔츠를 입었고 옅은 푸른색이 다음 순이었다. 자켓은 예외없이 바지와 한 벌을 이뤘다. 걸을 때 펄럭이는 정장 바지 위엔 검은 허리띠. 끈이 있는 검은색 구두를 신었다. 보수적인 ‘남성 직장인 패션’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기관은 신뢰, 안정성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전통적인 복장을 선호한다”며 “복장이 임직원 사이에 정해져 있다” 말했다.

회현역 1번 출구 쪽은 전통적인 정장 복장이 '대세'다.
회현역 1번 출구 쪽은 전통적인 정장 복장이 '대세'다.

7번 출구를 나서면 신세계백화점 본점으로 향한다. 무채색에 지배 당한 1번 출구와 달리 분홍, 파랑 등 화사한 차람의 남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셔츠 칼라도 레귤러, 커터웨이, 차이니즈(Chinese Collar, 곧게 서 있으며 접어 넘기지 않은 형태) 등 다양하다. 재킷이 바지와 같은 색인 경우는 드물었다. 바지는 청바지, 면바지, 린넨으로 소재도 제각각이다. 절반 정도는 바짓단이 복사뼈에 머물렀다. 주로 로퍼를 신었고 굵은 줄무늬가 보이는 양말을 신거나 시선을 끄는 파란색 양말을 노출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패션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직원은 트렌드를 선도해야 하는데다 가능한한 개인의 개성을 존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7번 출구에선 복사뼈를 노출한 남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셔츠나 바지의 형태가 다양하다.
7번 출구에선 복사뼈를 노출한 남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셔츠나 바지의 형태가 다양하다.

[편집자주] 한국일보닷컴(www.hankookilbo.com)이 '패션 온도차'를 주제로 지역별, 시기별, 상황별 옷차림 차이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온라인 연재를 시작합니다.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조영현 인턴기자(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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