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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난무…여대생 임대기숙사 운영업체 막장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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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난무…여대생 임대기숙사 운영업체 막장 관리

입력
2017.09.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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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자동의 오피스텔 빌딩에 들어선 A여대 임대 기숙사 업체가 직원의 막장 관리로 논란을 빚고 있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 캡쳐
서울 동자동의 오피스텔 빌딩에 들어선 A여대 임대 기숙사 업체가 직원의 막장 관리로 논란을 빚고 있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 캡쳐

서울 A여대 외부임대 기숙사 운영업체 직원이 학생들에게 모욕적인 욕설과 성희롱 발언을 한 데 이어 사생활 무단 침해 논란까지 불러 일으키면서 도마에 오르고 있다.

20일 A여대 등에 따르면 지난 9월9일 오전 12시18분 서울 동자동 소재의 이 학교 기숙사 학생들이 사회관계형서비스(SNS)로 사용 중인 단체 카카오톡 방에 왕태양으로부터 “XX년 X물고 기다리라고 해”란 충격적인 성희롱 문구가 전송됐다. 왕태양은 해당 임대 기숙사 운영업체 글로벌인재개발유알서울 직원인 지모씨의 가명이다. 영문도 모른 채 굴욕적인 메시지를 전달받고 당황했던 단톡방의 학생들은 다음 날 오전 9시께 이 회사 다른 직원인 황모씨로부터 당시 상황을 전해 들었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글로벌인재개발유알서울측과 피해학생 등으로부터 확인된 당시 상황은 이랬다. 열쇠 없이 밤 늦게 귀가한 이 학교 기숙사 A학생으로부터 도움을 요청 받은 글로벌인재개발유알서울측 B관계자가 지모씨에게 이 사안을 전달했고, 이 과정에서 당시 술에 취했던 지모씨가 B씨에게 남기려고 했던 문제의 메시지가 이 학교 기숙사 학생들의 단체 카톡방에 실수로 전달됐다.

A여대 기숙사 관리직원인 지모씨는 지난 10일 심야에 이 학교 기숙사 단체 카카오톡 방에 모욕적인 욕설과 성희롱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원성을 샀다. ‘왕태양’은 지모씨의 가명이다. A여대 기숙사 단체 카카오톡 캡쳐
A여대 기숙사 관리직원인 지모씨는 지난 10일 심야에 이 학교 기숙사 단체 카카오톡 방에 모욕적인 욕설과 성희롱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원성을 샀다. ‘왕태양’은 지모씨의 가명이다. A여대 기숙사 단체 카카오톡 캡쳐

자초지종이 전해졌지만 학생들의 충격은 컸다. A여대 재학생인 김소은(22)씨는 “지 씨가 평소 여성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 짐작된다”며 “이런 사람이 여자대학 기숙사를 관리했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고 분개했다. 이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A학생도 “당시엔 밤 늦게 부탁을 해서 고맙고 감사했는데, 정작 이런 충격적인 메시지를 받아놓고 보니 차라리 그냥 노숙을 하는 게 나을 뻔 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자동 오피스텔 건물에 들어선 A여대 임대 기숙사에는 현재 157명의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다.

지모씨의 추태는 이전에도 불거졌다. 그는 앞선 지난 6월23일엔 외부 청소업체와 함께 대청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까지 일으켰다. 실제 지모씨는 당시 사전 공지 시간보다 3시간 일찍 기숙사를 방문, 마스터 열쇠로 방문을 열고 들어가 주인 허락도 없이 방안을 촬영해 단체 카카오톡방에 전송했다. 그는 특히 “학생들이 방을 치우지 않아서 원활한 청소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정리가 잘된 방은 ‘아주 좋은 예’로, 그렇지 않은 방은 ‘나쁜 예’로 구분시켜 무단 촬영된 사진을 공개했다.

A여대 기숙사 관리직원인 지모씨(애칭: 왕태양)는 지난 6월에도 외부 업체와 대청소를 진행하면서 사전 공지 시간 보다 3시간 일찍 기숙사를 방문, 마스터 열쇠로 방문을 열고 들어가 주인 허락도 없이 방안을 촬영해 이 학교 기숙사 단체 카카오톡방에 해당 사진을 전송해 물의를 일으켰다. A여대 기숙사 단체 카카오톡 캡쳐
A여대 기숙사 관리직원인 지모씨(애칭: 왕태양)는 지난 6월에도 외부 업체와 대청소를 진행하면서 사전 공지 시간 보다 3시간 일찍 기숙사를 방문, 마스터 열쇠로 방문을 열고 들어가 주인 허락도 없이 방안을 촬영해 이 학교 기숙사 단체 카카오톡방에 해당 사진을 전송해 물의를 일으켰다. A여대 기숙사 단체 카카오톡 캡쳐

격분한 기숙사 학생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해당 사실을 알렸고 글로벌인재개발유알서울측은 공론화가 된 지 4일이 지나서야 사과문을 공지했다. 결국 A여대측은 글로벌인재개발유알서울측과 피해학생들 사이 3자 대면까지 진행했다. 글로벌인개개발유알서울측은 “교육서비스업을 목표로 하는 저희 회사 직원이 이런 실수를 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10월15일자로 지 씨를 사직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변명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성희롱 예방 및 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설립된 글로벌인재개발유알서울은 현재 A여대를 제외하고 연세대와 서강대 등 서울시내 15개 대학의 유학생 전용 기숙사를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기숙사 학생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 기숙사에 거주 중인 학생 박모씨(24)는 “조치가 취해졌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며“기숙사 위탁업체들이 학생관리 직원을 뽑을 때 선별을 잘 하고 교육을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인턴기자 이지영, 박주영 (숙명여대 미디어학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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