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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시흥캠퍼스 갈등… 대화 실종된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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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시흥캠퍼스 갈등… 대화 실종된 서울대

입력
2017.02.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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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석 사회부 기자

“결국 학생 학교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겁니다.”

시흥캠퍼스를 둘러싼 서울대 내부 갈등을 바라보는 구성원들의 심경이 복잡하다. 대학본부 점거농성이라는 강수를 둔 학생과 출교 처분까지 불사하겠다는 징계 조치로 맞섰던 대학의 대립을 보면서 ‘누구를 위한 충돌이고 싸움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의 징계절차 시도를 비판하는 의견이 다수인 것은 사실이다. 본부 점거라는 문제 제기 방식이 과도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출교를 운운하면서까지 징계하겠다고 나서는 대학도 적절한 대처를 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부가 수용할 수 없는 주장만 해서는 논의가 불가능하지 않냐”는 의견도 상당하다. 특히 학내 교수협의회, 노조, 평교수들은 “대학본부와의 대화를 재개해달라”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본부를 점거하고 농성 중인 학생들에게 한 발 물러서는 지혜를 발휘해달라는 부탁이다. 한 교수는 “대학본부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당하다”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점거를 진행 중인 학생들은 “법인화 이후 학교 측 약속과 달리 이사회의 일방적인 결정이 이어지지 않았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학교 측이 5년 전에도 법인화를 둘러싼 갈등을 야기해놓고 또 다시 일방적 의사결정으로 갈등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학생이 그 동안 학교운영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불신이 켜켜이 쌓여 이번에 폭발을 한 것으로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화와 논의를 통해 절충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없다면 갈등 해결은 요원하다. 학생들에게 한 발 물러날 것을 일방적으로 요청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미 대학 측은 징계 절차를 중단하고, 학교 주요 운영에 있어 학생들의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중재안을 내놓은 상태다. 갈등 해결을 위한 여건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누가 이기나 끝장을 보자’는 자세가 아니라면 어떤 선택이 전체를 위한 일인지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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