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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가 궁금해?] “아이돌 팬 못지 않은 열기… 사건사고 많아도 ‘무플’보다는 나아”

입력
2017.04.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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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214만 선거인단 민주당…커진 만큼 70억원 비용 예상

완전국민경선 수혜자 국민의당, 컨벤션 효과로 안철수 2위 탈환

토론회 품격 상위 1% 바른정당, 원고 없이 진행해 호평

시종일관 네거티브 한국당, 8번 토론회도 인신공격만

수정_경선일정/2017-03-31(한국일보)
수정_경선일정/2017-03-31(한국일보)

19대 대선을 앞두고 원내 4당이 속속 대선후보를 결정하고 있다. ‘대선 슈퍼 위크’로 명명된 이번 주 ‘각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생긴 일’이라는 주제로 방담을 나누기 위해 정당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방담에는 아내에게 16개월 딸 ‘독박 육아’를 맡기고 국민의당 경선 취재를 떠나 광주ㆍ부산ㆍ대구까지 찍은 ‘간 큰’ 남편 ‘아빠는 가출중’님도 참여했다.

불타라 청춘(이하 불청)=슈퍼 위크답게 경선 열기가 뜨겁고 화제도 끊이지 않는 중.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경선선거인단 214만명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는데.

무심한벌꿀오소리(이하 오소리)=원래 250만명까지 내다봤던 만큼 약간 아쉬운 수치긴 하죠. 하지만 선거인단이 많을수록 경선비용도 올라가 당 지도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후문도. 정확한 집계는 안 나왔지만 70억원까지도 예상한다고. 참고로 2012년에는 40억원 정도.

불청=완전국민경선을 도입한 국민의당은 호남 경선에서 9만명 참여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죠.

아빠는 가출중(이하 가출중)=투표장이었던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는 오전부터 줄 서서 투표해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어요. 투표장 부근은 명절 때보다 더 막혔다고. 제가 탔던 택시 기사는 “오전에 줄이 길어 허탕 치고 오후에 다시 가서 투표했다”고 하더라고요.

불청=하루 뒤 열린 영남 경선에선 흥행 참패로 ‘지옥’을 맛볼 뻔 했다고.

가출중=오전부터 눈에 띄게 사람이 없었어요. 투표하러 온 사람보다 자원 봉사자가 많았을 정도. 박지원 대표는 KTX로 내려오는 도중 트위터에 “오전 10시 현재 793명 투표, 지역위원장님들 발로 뛰세요”라고 긴급경보를 내렸죠. 당 선관위도 투표시간을 1시간 연장하는 등 진땀을 기울였고.

불청=‘강철수’로 바뀐 안철수 전 대표도 화제가 됐는데.

가출중=안 전 대표는 평소 조곤조곤 말해 박력이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죠. 하지만 광주 경선에서는 경선장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굵은 목소리를 내 다들 깜짝 놀랐어요. 부산 경선에서는 “단디 하겠습니다. 화끈하게 밀어 주이소”라고 외쳤고. 2012년 때부터 따라다닌 마크맨 기자들도 귀를 의심할 정도.

밤에도 피는 장미(이하 밤장미)=‘루이 안스트롱’이라는 별명도 붙었다고. ㅋㅋ

가출중=안 전 대표 측은 복식호흡 연습하며 목소리를 바꿨다는 설명. 다만 너무 달라져서 연설을 지도한 전문가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죠.

불청=민주당 경선 현장에서도 신경전이 만만치 않았다고.

오소리=친문 성향으로 분류되는 양향자, 김병관 최고위원이 소개될 땐 이재명 성남시장ㆍ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자들이 야유를 보내기도 했죠. 최근 더문캠에 합류한 강기정 전 의원도 이날 감옥 동기라는 이 시장 지지자로부터 “강기정, 너 사람 배렸다”면서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고. 그래도 “지난 대선에 비하면 이번 대선 네거티브는 댈 것도 아니다”는 게 중론인 듯.

불청=민주당 경선에선 사건사고도 많았죠.

오소리=22일 전국 동시 투표소 투표가 끝난 지 1시간도 안 돼 결과가 유포된 사건이 대표적. 일단 지역위원장 6명이 250여명의 전국 지역위원장이 가입한 단체 카톡방에 투표결과를 올린 게 확인됐고요. 당시 카톡방에 결과가 우후죽순 올라오자 최민희 전 의원이 “문제가 된다, 삭제하라”고 경고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죠.

불청=각 당 경선을 평가한다면.

오소리=민주당 경선은 연일 흥행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게 사실.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기도 하고, ‘사실상 본선’ 이라는 인식이 있다 보니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분석. 29일 충청 ARS 선거인단 투표율이 무려 79.9%였는데, 정당 경선에서 ARS 투표율이 70%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가출중=헌정사 최초로 완전국민경선 도입한 국민의당은 현재 참여인원이 10만명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경선 방식에 대한 가능성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죠. 애기 손 잡고 나들이 왔다는 젊은 부부, 호기심에 혼자 들른 대학생 등 정치 참여를 확장한 것도 평가할 부분.

불청=완전국민경선으로 사건사고 우려가 가장 많았던 국민의당이 경선 흥행 덕분에 안 전 대표 지지율까지 올랐으니 슈퍼 위크의 최고 수혜자 아닐지. ㅎㅎ

가출중=컨벤션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되죠. 30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안 전 대표는 지지율 17%로 전주 비해 4.8%나 급등해 오랜만에 2위 자리로 올라섰죠.

밤장미=바른정당은 지지율은 1%지만 토론회의 품격은 상위 1%였다는 게 세간의 평가죠. 21일 영남토론회부터는 후보들이 사전 각본이나 원고 없이 무선 마이크를 달고 TED 강연회처럼 일어서서 진행하는 스탠딩 토론회로 호평을 받았어요. 셔츠에 넥타이 차림으로 진행한 것도 화제가 됐죠. 당시 사회자였던 안형환 전 의원이 “의원들 옷을 좀 벗기자”고 즉흥적으로 제안했는데 후보들이 옷을 벗고 토론하니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는 등 효과가 좋아 나중에 자리를 잡았어요.

불청=4당 중에 최하점을 받는 곳은.

밤장미=자유한국당 경선은 네거티브로 시작했다가 네거티브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토론을 8번이나 했는데 공약을 제대로 발표한 후보가 없다 보니 공약 관련 질의는 못하고 인신공격만 했다는 평가.

오소리=악플보다는 무플이 무섭단 말이 있죠. 사건사고가 많아도 민주당, 국민의당 경선은 흥행에 성공한 반면, 한국당은 경선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국민들이 많으니까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울 듯. ㅎㅎ

오소리=여러 성공 요인도 있었지만 민주당 토론회에 대한 총평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로 요약할 수 있을 듯.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공격수보다는 수비수 역할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소극적인 방어전에 급급해 인상적 장면은 남기지 못했다고 봐야죠.

밤장미=그런데 민주당 이재명 시장 어깨띠는 왜 주황색인 건지.

오소리=2004년 우크라이나 시민이 정권교체를 이뤄낸 오렌지 혁명 정신처럼 적폐를 청산하자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하죠. 일각에선 주황색이 통합진보당의 색을 계승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ㅎㅎ 참고로 안희정 지사는 노란색, 문재인 전 대표는 파란색. 파란색이 민주당 색이니 문재인 대세론은 캠프 색깔에서도 확인되네요. ㅎㅎ

밤장미=1990년대 하얀색 옷을 입은 HOT 팬, 노란 풍선을 든 젝스키스 팬, 하늘색 풍선을 든 GOD의 팬들이 연상되네요. ㅎㅎ

오소리=경선 열기가 아이돌 팬들 못지 않은 건 사실이죠.

불청=아무튼 민주당, 국민의당 경선까지 잘 마무리돼 ‘가출중’님도 하루빨리 가족 품에 돌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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