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은영 기자

등록 : 2017.10.01 15:36
수정 : 2017.10.01 16:02

김주혁 "냉정한 기자 연기 '1박2일' 덕 좀 봤어요"

tvN 드라마 '아르곤'서 냉철한 기자 김백진 연기로 호평 받아

등록 : 2017.10.01 15:36
수정 : 2017.10.01 16:02

김주혁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 2년 간 출연했던 게 사실적인 연기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나무엑터스 제공

군더더기가 없다. 똑 부러지는 말투와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 그리고 냉철한 면모는 완벽주의자 그 자체다.

지난달 종방한 tvN 드라마 ‘아르곤’은 정확하고 진실된 보도를 목숨보다 중시하는 HBC방송국의 앵커 겸 기자 김백진을 통해 이상적인 언론인을 구현해냈다. 세월호 참사 중 대형 오보를 내보내는 등 주류 언론사의 위상과 신뢰도가 추락하며 기자들이 손가락질 당하는 요즘 언론계에 경각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배우 김주혁(45)의 변신은 이상적인 기자상을 오롯이 전달한 것만으로 박수 받을 만했다.

최근 한국일보와 만난 김주혁은 “드라마에서 ‘뉴스는 보고 믿는 게 아니라 판단하는 것’이라는 대사는 내 자신도 뒤돌아 보게 만드는 깜짝 놀랄 말이었다”며 언론과 언론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아르곤’은 베테랑 기자 김백진(김주혁)과 신입 기자 이연화(천우희)를 등장시킨 성장드라마라는 점에서 기자를 소재로 한 기존의 드라마들과 결이 같다. 그러나 최근 현실을 감안하면 ‘진실된 보도’를 추구하는 기자 김백진의 모습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드라마는 한 달째 “공영방송 정상화”를 외치며 파업을 하고 있는 KBS와 MBC 구성원들의 목소리와 공명하며 큰 울림을 준다.

“’아르곤’이 좋은 평가를 받는 건 극중 김백진의 말처럼 (기자들이) 세상을 바꾸려고 하기 보다 적어도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도 ‘기자 분들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공감을 많이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김주혁은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진실보도라는 소신을 지키는 기자 김백진을 연기했다. CJ E&M 제공

냉정한 기자의 면모는 의외로 “‘1박2일’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2013년부터 2년 간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의 멤버로 출연했던 김주혁은 “꾸미지 않는 사실적인 연기스타일은 예능을 통해 터득한 듯하다”고 했다.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주는 ‘1박2일’의 색깔을 그대로 흡수해 연기에 녹여 냈다는 것.

비교적 짧게 8부작으로 구성됐던 ‘아르곤’에서 김백진의 강직한 이미지는 쉬 지워지지 않을 듯하다. 김주혁은 요새 김백진처럼 웃음기 쏙 뺀, 카리스마 있는 역할에 매력을 느낀단다. 40대 중반에 들어선 그는 이제 성격파 배우의 길을 택한 듯하다. 최근 그의 행보는 특별했다.

딸의 실종에도 선거운동에만 집중하며 정치인의 야망을 드러내는 비정한 부정(영화 ‘비밀은 없다’)을 표현했고, 조국과 동료를 배신하는 북한 범죄조직의 비열한 리더(영화 ‘공조’)가 되기도 했다. 연이은 악역으로 호평을 받은 그는 개봉 예정인 영화 ‘독전’에서 더욱 잔혹한 모습이 담긴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2008)와 ‘광식이 동생 광태’(2005), ‘싱글즈’(2003) 등에서 보여준 밝고 유쾌하고 따스한 남자 김주혁의 고정 이미지는 이제 찾기 어렵다.

김주혁은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까다로운 기자로 등장하지만 비정규직 동료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애쓰는 따뜻한 인물을 연기했다. CJ E&M 제공

김주혁은 “요즘 즐기면서 즐겁게 일하는데 연기 호평까지 따라와 기쁘다”고 했다. 20년 동안 큰 굴곡 없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었던 김주혁은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아르곤’으로 드라마 첫 경험을 한 후배 천우희에게도 그는 좋은 버팀목이었다. 김주혁은 후배들에게 “귀를 열어라”고 조언한다. 동료 배우나 촬영 스태프, 혹은 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얘기다.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는 연기를 할 수 없다”는 지론을 그는 가지고 있다.

“저 역시도 현장에서 ‘꼰대’같은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되도록이면 현장에 일찍 나오고, 차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으려고 하고요. 스태프가 ‘모시러’ 올 때까지 꼼짝하지 않는 그런 배우는 되지 않으려고 해요. 후배들도 게으른 배우는 되지 않았으면 해요.”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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