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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치생명까지 쥔 고이케, 태풍의 눈으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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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치생명까지 쥔 고이케, 태풍의 눈으로 등장

입력
2017.07.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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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치생명 쥐었다” 분석 속

‘고이케 극장’ 신조어까지 등장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 도지사가 2일 실시된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자신이 이끄는 지역정당 '도민우선(퍼스트)회'를 비롯한 지지세력이 전체 의석(127석)의 절반을 훌쩍 넘는 79석을 확보하며 압승한 후 활짝 웃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 도지사가 2일 실시된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자신이 이끄는 지역정당 '도민우선(퍼스트)회'를 비롯한 지지세력이 전체 의석(127석)의 절반을 훌쩍 넘는 79석을 확보하며 압승한 후 활짝 웃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ㆍ65) 도쿄도(東京都)지사가 일본 정국의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보궐선거로 도쿄지사를 거머쥔 지 11개월 만에 의회까지 장악해 ‘도쿄왕국’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가 지역정당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전국정당을 창당할 경우 자민당을 위협할 ‘고이케발 정계개편’ 회오리를 몰고 올 수 있다. 신당창당 가능성은 일단 부인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치적 수명을 고이케가 쥐게 됐다는 말이 나올 만큼 일본정계의 최대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그의 위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일본 언론이 ‘고이케 극장’이란 신조어를 사용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강한 이미지ㆍ이벤트 정치를 일본에선 이처럼 부른다. 아무나 이 반열에 오를 수 없으며, ‘자객공천’으로 정적을 낙선시켰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로부터 등장한 용어다.

관심은 이제 고이케 지사의 신당창당 여부다. 1990년대 돌풍을 일으켰던 일본신당이 당장의 모델이다. 당시 일본신당은 참의원선거, 도쿄도의회 선거, 중의원선거를 차례대로 돌파해 결국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대표가 연립정권의 총리로 등극한 바 있다.

고이케 지사에겐 2가지 선택지가 놓여있다. 존재감이 미미한 제1야당 민진당을 겨냥하며 야권재편의 중심축이 돼 ‘반 자민당’ 대결자세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여야를 막론한 수도권 의원들, 애매한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야당의 현역 의원 등이 대거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도 고이케 지사측을 향한 민진당의 탈당행렬이 줄을 이었다. 전국정당 창당을 택할 경우 올해가 유력시된다. 내년 중의원선거를 치르려면 거액의 선거자금이 필요한데 연내 5명 이상의 현역의원을 모으면 내년부터 정당교부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고이케 지사가 보수우익인사란 점에서 자민당과 제휴에 나설 것이란 가설도 있다. 그는 선거 다음날인 3일 도민퍼스트회 대표직에서 전격 물러났다. 아베 총리와 직접 충돌을 피하면서 추후 자민당의 등에 올라타 총리직까지 도전할 것이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그는 유세과정에서 아베 총리나 자민당을 직접 겨냥한 비판은 삼갔다. 더욱이 그는 헌법개정이 지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헌을 고리로 아베와 협력할 개연성이 살아있는 것이다.

‘극우정치인’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전 오사카 시장이 이런 경우다. 2011년 ‘오사카유신회’를 만들어 지방선거에서 약진한 뒤 이듬해 전국정당 일본유신회를 창당, 현재는 아베 총리와 ‘개헌연대’파트너로 대기중이다. 자민당 출신인 고이케 지사가 총리가 되는 현실적 방법을 고려할 때 하시모토 모델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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