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철환
특파원

등록 : 2017.08.13 18:30
수정 : 2017.08.13 21:14

트럼프, 북ㆍ중 압박 실력행사 시작해

등록 : 2017.08.13 18:30
수정 : 2017.08.13 21:14

中에 슈퍼 301조 적용 검토 등 통상압력

사실상 “북핵 문제 동참하라” 최후 통첩

北엔 원유 금수 등 추가 제재 나설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북한에 대해 초고강도의 군사위협을 가하는 것과는 별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경제분야에서도 중국과 북한에 대해 동시다발적 행동에 돌입했다.

중국에게는 ‘대북 제재에 소홀하면 무역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경고가 빈말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실력행사에 착수했고, 북한에 대해서는 원유금수 조치로 추정되는 추가 제재에 나설 예정이다.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12일 언론과의 전화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로버트 라이사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중국이 미국의 첨단기술이나 지적재산권을 부당하게 훔쳤는지에 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하도록 행정메모를 통해 명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재권 관련 조사는 북핵 문제와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워싱턴에서는 중국에 강력한 대북 압박 동참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의 메시지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통상압력의 첫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는 방침을 발표하면서도, 다양한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1년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조사를 서두르진 않을 것이며, 결과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이 태도를 바꿔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나 북중 국경무역에 대한 철저한 차단 등의 조치에 협조한다면 지재권 조사를 언제라도 철회하거나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암시를 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11일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부당하게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지만, 북핵 문제에 협조한다면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ㆍ중간 전면적 무역분쟁 여부는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트럼프 정권의 요구를 얼마나 수용하는지에 달렸다. 추가 압박에 나선다면 미국 태도가 누그러지겠지만, 끝까지 거부한다면 지재권 조사는 물론이고 10월 환율조작국 지정이나 철강덤핑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등 파상적인 통상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라이사이저 USTR대표가 무역법 301조를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1974년 제정된 무역법 301조는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의 무역행위를 조사해 무역장벽을 확인하고 수입품에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돼 있어 이른바 ‘슈퍼 301조’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도 예고했다. 그는 11일 휴가지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도 북한은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지만, 우리는 매우 매우 강력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강력한’ 추가 제재는 최근 시행된 ‘대북제재법’에 담긴 북한에 대한 원유금수 조치나 북한과 거래한 중국 등 제3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등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정부와 관영매체가 총동원돼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에 대한 미국 측 조사 방침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슈퍼 301조를 가동할 경우 중미 무역관계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그 대가는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도 논평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명분으로 통상법 301조를 적용한다면 중미 간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첸커밍(錢克明) 상무부 부부장은 미국의 통상ㆍ무역 압박이 북핵 문제와 관련한 ‘중국 책임론’ 측면에서 제기되는 데 대해 “조선반도 핵 문제와 중미 무역 문제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일관되게 지재권 보호를 중시해왔다”고 강조한 뒤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무역 관련 조치를 취하려면 마땅히 WTO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미국 측의 조치가 실행에 옮겨질 경우 WTO에 제소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