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영구정지 권고 결정
2017년 6월 18일 가동 중단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원전 1호기가 폐쇄 절차를 밟게 됐다. 원전 가동을 영구 중단하는 것은 37년 국내 원전 역사상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에너지위원회는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12차 회의를 열어 부산 기장군의 고리 원전 1호기를 영구 정지(폐로)하도록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고리 1호기는 계속 운전 허가를 받은 2017년 6월18일까지 가동되고 이후 폐로 절차에 들어간다. 윤상직 장관은 “원전 산업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영구 정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원전 수명 연장 여부는 한수원이 최종 결정하지만 관리ㆍ감독 주무부처인 산업부 산하 에너지위원회의 결정이어서 폐로가 확정적이다. 한수원은 이르면 16일 이사회를 통해 고리 1호기의 폐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고리 1호기의 국내 전력생산 비중은 1% 미만이라 폐로 돼도 전력수급에 큰 영향이 없다
고리 1호기는 58만7,000㎾ 발전 용량의 경수로형 원전으로 미국 정부의 차관과 미 원전회사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을 지원받아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2007년 30년인 설계수명이 종료됐으나 2008년 정부로부터 계속 운전 허가를 받아 수명이 2017년까지 10년 연장되면서 올해로 37년째 운영 중이다.
고리 1호기의 운명을 둘러싸고 갈등도 많았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의 수명을 추가 연장하기를 원했고,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즉각 폐쇄해야 한다며 맞서왔다. 고리 1호기는 가장 노후한 원전인 만큼 1977년 이후 최근까지 사고ㆍ고장 건수가 130건으로 국내 원전 중 가장 많았다. 여기에 가동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가동정지 일수가 늘어나 안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런 만큼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이날 폐로 권고 결정을 일제히 환영했다.
현재 국내에는 고리 1호기 포함 23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2023년 고리 2호기, 2024년 고리 3호기, 2025년 고리 4호기와 전남 영광의 한빛 1호기가 차례로 수명이 종료된다. 정부는 2029년까지 신설 원전을 포함 원전을 총 36기로 늘리는 전력수급계획을 최근 마련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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