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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명→26명, 양동현 아닌 이동국’ 선택으로 본 신태용호 색깔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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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명→26명, 양동현 아닌 이동국’ 선택으로 본 신태용호 색깔 2가지

입력
2017.08.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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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기자회견에 임하는 신태용 감독/사진=KFA

1년 전인 지난해 8월말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은 광화문 교보생명 컨벤션센터에 당당하게 모습을 나타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탈락의 아쉬움도 잠시 축구 팬들의 관심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첫 닻을 올리는 슈틸리케호에 집중됐다.

앞서 2차 예선 8경기를 무실점 무패 행진으로 통과해 ‘신’을 뜻하는 ‘갓(god)’을 붙여 ‘갓’틸리케로 통하던 그가 중국과 시리아를 상대할 1,2차전을 대비해 대표팀 엔트리를 23명이 아닌 21명만 내놓을 때만 해도 크게 문제가 되리라고 여긴 사람은 별로 없었다.

“21명을 소집했지만 이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석현준(26ㆍFC포르투)은 소속팀 적응 차원에서 중국전에는 뛰지 않고 손흥민(25ㆍ토트넘)은 소속팀과 협의해 중국전에만 뛰게 하는 등 실질적으로는 각 경기당 20명씩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슈틸리케의 설명에서는 당시 현장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그로부터 1년 뒤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대표팀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한 끝에 본선 진출조차 불투명하다. 슈틸리케는 경질되고 코치로 있던 신태용(47) 감독이 급히 소방수로 나섰다.

신 감독이 지난 14일 자신의 손으로 꾸린 1기 대표팀을 발표한 내용 중에 종전 슈틸리케호와 결정적으로 달라진 점은 명단에 포함된 선수 숫자다. 23명을 뽑을 수 있는 데도 21명만 고른 슈틸리케와 달리 26명으로 구성된 선수진을 최종전인 우즈베키스탄까지 모두 데려갈 계획이다.

이면에는 끝까지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5명의 차이가 불러올 효과는 크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선수들은 남은 2경기(이란 홈 31일ㆍ우즈벡 원정 9월 5일) 동안 당일 엔트리(23명)에 들기 위해 긴장을 놓을 수 없고 주전으로 뛰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엔트리도 주전도 사실상 정해진 채로 흘러왔던 슈틸리케호는 선수들의 간절함과 동기부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신태용호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걸 엔트리 구성만으로 명확히 했다.

신 감독은 “주중ㆍ주말 K리그 현장을 다니면서 컨디션과 철학 등이 맞는 선수들을 골랐다”며 “노장 선수들은 꾸준히 경기를 봐오면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신구 조화를 잘해 2경기에 모든 걸 걸기 위해 뽑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토종 공격수로 꼽히는 양동현(31ㆍ포항)이 빠지고 K리그 현역 최고령인 이동국(38ㆍ전북 현대)이 2년 10개월 만에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것도 지금 대표팀에게 가장 요구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 또는 자세와 무관하지 않다.

신 감독은 “이동국, 이근호(32ㆍ강원FC), 염기훈(34ㆍ수원 삼성) 등은 배고플 때 축구를 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돼줄 것”이라면서 “후배들에게 월드컵에 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잡아주길 바란다. 노장 선수들은 후배보다 많이 뛴다. 이런 모습들을 후배들이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했다.

그렇다고 이동국을 일종의 상징적인 인물로만 내세우려고 뽑은 것은 아니다. 플레이 스타일에서 뒷공간을 파고들고 배후 침투에 능하며 문전에서 패스 시야까지 넓어진 이동국이 자신이 추구하는 공격 축구의 색깔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지금 위기의 상황에서는 솔선수범을 해서 신예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뛰는 노장 선수가 필요하다. 양동현이 많이 움직이면서 활발하게 수비 가담을 하는 유형이 아니라는 점도 이동국 쪽에 무게를 실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신 감독은 “양동현은 K리그에서 가장 열심히 하고 잘하고 있지만 내가 선호하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는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득점만 보면 뽑혀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양동현은 포항에 맞게 최순호(55) 감독님이 최적화를 시켰다. 내가 원하는 그런 움직임은 보여주지 못해 빠졌다”고 설명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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