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30ㆍ200㎝)이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두 번째 우승 반지를 눈앞에 뒀다.
오세근은 30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7전4승제) 서울 삼성과 5차전에서 찢어진 왼손에 테이핑을 한 채 뛰며 20점 9리바운드를 기록, 팀의 81-72, 9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2승2패로 균형을 이룬 가운데 5차전을 가져간 KGC인삼공사는 1승만 추가하면 2012년 이후 5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다. 2승2패에서 5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에 오른 경우는 9회 중 7차례에 달한다. 확률은 77.8%다. 양 팀의 6차전은 5월 2일 삼성의 안방 잠실실내체육관으로 옮겨 펼쳐진다.
오세근은 이날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4차전에서 경기 중 넘어지며 왼손 중지와 약지 사이가 찢어졌다. 경기 후 8바늘을 꿰맨 그는 통증이 남았지만 슛을 쏘는 오른손이 아니라 출전을 강행했다. 슈터 이정현은 외곽에서 16점을 올렸고, 데이비드 사이먼은 20점 7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반면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18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을 뿐 다른 동료들의 지원 사격이 부족했다. 실책 16개를 쏟아낸 것 역시 뼈아팠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KGC인삼공사는 여세를 몰아 6차전에서 끝낸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까지 빼 들었고, 5차전은 외국인 선수 1명만 내보냈다. KGC인삼공사는 가드 키퍼 사익스(24ㆍ178㎝)가 1차전 도중 발목을 다쳐 남은 경기 출전이 어려워지자 마이클 테일러(31ㆍ188㎝)를 긴급 수혈, 6~7차전에 내보낼 계획이다. 지금까지 국내 농구에서 챔프전 기간에 외국인 선수를 바꾼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8~09시즌 미국프로농구(NBA) LA 클리퍼스에서 51경기에 출전한 경력이 있는 테일러는 최근까지 카타르 리그에서 뛰어 경기 감각이 살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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