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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왕치산의 귀환… ‘시 황제 체제’ 완비

입력
2018.03.18 16:3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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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ㆍ군ㆍ정 요직 시진핑 측근 장악

7상8하 낙마 왕치산 부주석으로

‘시코노믹스 설계’ 류허 부총리에

리커창 대신 경제 실권 장악할 듯

軍도 측근 도배 ‘마오쩌둥 능가’

중국 공산당ㆍ인민해방군ㆍ정부의 요직을 차지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들. 맨 왼쪽부터 왕치산 국가부주석,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 쉬치량 중앙군사위 부주석, 양샤오두 국가감찰위 주임.
중국 공산당ㆍ인민해방군ㆍ정부의 요직을 차지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들. 맨 왼쪽부터 왕치산 국가부주석,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 쉬치량 중앙군사위 부주석, 양샤오두 국가감찰위 주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7, 18일 이틀간 확정된 공산당과 인민해방군, 정부의 주요 요직 인사를 통해 시진핑 체제의 중국 권력진용 구축을 완결했다. 형식상으로는 전국인민대표대회의 표결을 거쳤지만 사실상 시 주석의 의중이 전적으로 관철된 인사였다.

전 세계 이목이 가장 집중된 이는 단연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다. 시 주석의 평생 동지이자 실질적 2인자로 꼽히는 그는 지난해 10월 제19차 공산당대회에서 7상8하(七上八下ㆍ67세는 유임, 68세는 퇴임) 묵계에 따라 물러났지만 이번에 99.99%의 압도적 찬성으로 부주석에 올랐다. 시 주석에 대한 반대표는 전무했고 왕 부주석 반대표도 단 1표에 불과했다는 건 그의 위상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지난 5년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반부패 드라이브를 진두지휘하며 시진핑 1인체제 구축을 주도했던 그는 향후 외교정책을 총괄하며 미중관계 개선에 주력할 전망이다. 금융전문가이자 미국 정ㆍ재계 인사들과의 두터운 친분을 바탕으로 칼잡이에서 해결사로 역할을 바꾸는 셈이다.

시 주석의 경제 브레인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은 이번에 유임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지명 형식을 빌어 부총리에 오를 전망이다. 외교가에선 류 주임이 경제정책의 수립ㆍ집행 과정에서 리 총리를 대신해 전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의 설계자인 류 주임은 2016년 하반기부터 경제 체질 개선과 과잉공급 축소를 골자로 한 공급측 구조개혁을 주도해왔다. 한 때 실각설이 나오기도 했던 리 총리는 ‘무늬만 2인자’ 자리를 유지할 공산이 커 보인다.

인민해방군의 최고 지휘부인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는 시 주석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쉬치량(許基亮) 현 부주석이 유임되고 다른 한 자리에는 군 내 ‘시자쥔’(習家軍ㆍ시진핑 측근세력)의 핵심인 장유샤(張又俠) 장비발전부장이 선임됐다.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고 있는 시 주석은 이들 두 명의 부주석과 함께 다른 4명의 위원을 모두 측근 인사들로 채움으로써 군 장악력에서는 마오쩌둥(毛澤東)조차도 능가하게 됐다.

최고 사정기관으로 신설된 국가감찰위원회의 주임은 시 주석의 또 다른 측근인 양샤오두(楊曉渡) 중앙기율위 부서기 겸 감찰부장이 맡게 됐다. 국가감찰위는 기존 감찰부와 국가예방부패국 등을 통합한 조직으로 당원에 대한 감찰권한만 갖고 있는 중앙기율위보다 권한이 한층 강화됐다. 다만 중국이 당 우위 체제임을 감안하면 상무위원인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위 서기의 통제를 받으며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집권의 길을 연 시 주석이 당ㆍ군ㆍ정 핵심요직을 모두 측근들로 채움으로써 명실상부한 ‘시(習)황제 체제’구축을 완결 지었다”면서 “중국은 이제 강력한 리더십에 기반한 도약과 독재체제로의 퇴보 사이의 갈림길에 섰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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