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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기자

등록 : 2018.02.14 00:39
수정 : 2018.02.14 07:37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 원인, 비행속도 측정기 결빙으로 추정”

조사당국, 블랙박스 해독 잠정결과 발표… 조종사의 속도 착각에 따른 엔진 과열 가능성

등록 : 2018.02.14 00:39
수정 : 2018.02.14 07:37

12일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지역에서 지난 11일 러시아 안토노프(An)-148 여객기 추락 사고의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지난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지역에서 추락해 탑승자 71명 전원이 사망한 국내선 여객기 사고 원인은 기체 외부 속도 측정기 결빙에 따른 속도 착오로 추정된다고 현지 조사당국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옛 소련권 국가들의 민간항공기 운항관리기구인 ‘국가간항공위원회(MAK)’는 이날 수거된 사고기 블랙박스 2개 중 하나인 비행기록장치(FDR) 해독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MAK 공보실은 “FDR에 대한 잠정 분석과 과거 유사 사례를 분석한 결과, 조종석 비행 속도 계기판의 이상이 ‘특수상황’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기판 수치 이상은 가열기가 꺼지면서 (외부 속도를 측정하는) 피토 시스템(Pitot-static system)이 동결된 것과 연관성이 있는 듯하다”면서 “FDR에 기록된 모든 다른 비행에서 피토 시스템의 가열장치가 이륙 전에 켜졌다”고 덧붙였다.

조종석 계기판과 연결돼 있는 피토 시스템은 항공기 머리 부분 외부에 있는데, 동결을 막기 위해 가열기가 달려 있다. 즉, 사고기의 조종사가 피토 시스템의 가열기를 켜지 않는 실수를 범하는 바람에 기내 계기판에 실제와는 다른 속도가 표시돼 버렸고, 이게 사고 원인의 하나로 작용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공보실은 “여객기 이륙 2분 30초 후, 시속 465~470㎞의 속도로 1,300m 고도를 날고 있을 때부터 속도 장치에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며 “추가적인 사고 원인은 다른 블랙박스인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의 해독 이후에야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설명은 속도계 고장으로 인해 기장이 비행기 속도가 떨어졌다고 착각, 엔진을 최고 수준으로 가동해 과열된 엔진이 파손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다른 전문가들의 분석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 동안 현지에선 사고 당일 폭설에 따른 악천후와 조종사 과실, 기체 결함 등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해 왔다. 일단 사고기 잔해에서 폭발물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테러설은 뒤로 밀려나 있다.

사고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는 비상사태부는 이날 오전 현재까지 1,400점의 시신 잔해와 500점의 기체 잔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 지역 항공사 소속 An-148 여객기는 지난 11일 오후 2시 24분 남부 오렌부르크주(州) 도시 오르스크로 향하기 위해 모스크가 동남쪽 외곽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이륙했다가 4분 후 레이더에서 사라지며 추락했다. 이로 인해 승객 65명과 승무원 6명 등 71명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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