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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장승배기, 장승박이

입력
2017.11.26 14: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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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에 걸쳐 ‘ㅣ’ 모음의 영향으로 ‘ㅏ’, ‘ㅓ’, ‘ㅗ’ 등의 중설, 후설모음을 ‘ㅐ’, ‘ㅔ’, ‘ㅚ’ 등의 전설모음으로 발음하는 ‘ㅣ’ 모음 역행동화에 대해 알아보았다. ‘ㅣ’ 모음 역행동화는 ‘손잡이’를 ‘손잽이’로, ‘먹히다’를 ‘멕히다’로 말하는 것처럼 주로 지역 방언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대부분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박이다’를 ‘배기다’로 말하는 것도 역시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는데, 이와 비슷한 예로 ‘차돌박이’, ‘오이소박이’, ‘외눈박이’, ‘점박이’, ‘토박이’, ‘장승박이’ 등을 ‘차돌배기’, ‘오이소배기’, ‘외눈배기’, ‘점배기’, ‘토배기’, ‘장승배기’ 등으로 잘못 말하는 예들이 있다. ‘차돌박이’는 차돌처럼 단단한 것이 박혀 있는 고기의 이름이고 ‘오이소박이’는 오이에 소, 즉 여러 가지 재료를 박은 음식의 이름이다. 다만 ‘장승배기’의 경우는 현재 서울 동작구의 지명으로 사용되고 있는 고유명사인데, 지명이 아닌 ‘장승이 세워져 있는 곳’을 뜻하는 일반명사로 사용할 경우에는 ‘장승박이’로 써야 한다.

그럼 심한 운동을 하고 난 뒤에 근육이 당기는 것을 ‘다리에 알이 박이다’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다리에 알이 배기다’라고 해야 할까? 이 경우에는 ‘다리에 알이 배다’라고 해야 한다. ‘사람의 근육에 뭉친 것과 같은 것이 생기다’는 의미의 동사는 ‘배다’이다. 그래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더니 다리에 알이 뱄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배다’라는 동사는 이외에도 ‘배 속에 아이나 새끼를 가지다’, ‘물고기의 배 속에 알을 가지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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