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따라 졸업 미루는 건 자제를
객관적 기준은 따로 없지만,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녔다면 졸업할 나이인데도 아직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경우‘화석선배’로 간주되곤 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의 경우 평균 졸업 소요기간이 남자는 6년4개월, 여자는 4년4개월이었다. 이를 토대로 보면 남학생은 군 복무 기간(육군 기준 1년9개월)을 포함해 최소 7년 이상, 여학생은 5년 이상 학교를 다니면 화석선배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후배들에게는 단순히 학번이나 나이 차이 보다는 친소 관계나 심리적 거리감이 화석 선배 여부를 결정하기도 했다. 올해 세종대에 입학한 신입생 서모(20)씨는 “주로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선배들을 대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1학년 수업을 재수강 하는 선배들은 자주 마주치고, 술자리도 함께 해 오히려 더 친해졌다”며 “전혀 화석선배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신입생 정모(19)씨도 “인턴을 한 선배들한테서 직장 위계질서, 술자리나 회식 문화 등 다양한 사회생활 얘기를 들을 수 있어 더 친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교에 오래 적을 두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남들이 하니까 따라서 졸업을 미루는 행동은 자제하는 게 좋다고 입을 모은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학생들이 대학에 다니면서 한 두 차례 휴학하는 게 흔한 일이 됐지만,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사회경험 등 목적이 뚜렷하거나 진정으로 필요한 지 자문해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소한 유혹에도 흔들려 어영부영 보내거나 인생의 중요한 시간을 낭비해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똑같이 6개월이나 1년 간 졸업을 미루더라도 그 시간을 얼마나 유익하게 활용했는지는 전적으로 자기 몫”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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