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미사일 발사 예고에 한미일 감시망 충동원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예고하면서 한미일 3국은 대북 감시전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한국은 최초발사 포착과 동체수거, 미국은 동창리 발사장 감시, 일본은 요격태세를 갖추는데 사활을 걸고 북한이 실제 발사버튼을 누를 D-데이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미사일 동체 낙하해역으로 통보한 서해와 제주도 서남방 해상 인근에 이지스구축함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유 중인 이지스함 3척 중 2척이 투입된 것이다. 미사일 발사 이후 상승고도에서의 궤적을 추적하는 것은 물론, 신속하게 동체를 수거해야 북한의 기술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12월 은하3호 당시 변산반도 서쪽 해상에서 대기하던 세종대왕함이 발사 54초 만에 최초로 궤적을 탐지했고, 1단 추진체의 연료통도 건져 올린 전례가 있다.
이지스함에 장착된 SPY-1D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는 500㎞ 거리의 표적 1,000여개를 동시에 탐지, 추적할 수 있다. 최대 탐지거리는 1,000㎞에 달한다. 공군은 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를 띄워 동창리를 중심으로 한 북한지역의 표적을 실시간 추적하고, 지상에는 탐지거리 500㎞인 ‘그린파인’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가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3일 “발사예고기간 첫 날인 8일 오전7시에 맞춰 모든 가용전력을 서해상에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조기경보위성(DSP)과 우주기반적외선탐지시스템 위성(SBIRS), 첩보위성(KH-11, KH-12)을 우주에 띄워 발사 징후를 주시하고 있다. DSP와 SBIRS는 적외선 열감지 센서로 미사일 발사와 대기권 밖 비행의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 KH-11, KH-12는 한반도 상공을 내려보며 15㎝의 지상물체를 식별하는 능력을 갖췄다. 한미 연합사는 2012년 은하3호 당시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격상했지만 아직은 평시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나카타니 겐 방위장관이 전면에서 “미사일이 일본 영토, 영공, 영해에 들어오면 요격하는 파괴조치 명령을 자위대에 내렸다”고 밝히며 분위기를 잡았다. 일본은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을 도쿄 등 3곳에 배치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 완벽한 요격태세를 강조했다. 북한 미사일 동체가 오키나와 등 자국 영토나 영해에 떨어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상보안청은 자위대와 별도의 대책본부를 설치했고, 일본 정부는 긴급정보 네트워크시스템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국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위성발사는 실제 탄도미사일 발사를 의미한다”며 “일본의 안보에 중대한 도발행위”라고 경고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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