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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 “늦었지만 옳은 판결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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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 “늦었지만 옳은 판결 고맙다”

입력
2018.07.19 20: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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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리 자르기식 책임 물어 아쉬워 

 배상금 중요하겠는가” 목소리도 

 정치권은 “결과 존중한다” 

 해수부 “판결문 따져봐야” 신중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국가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 해운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선고에서 승소한 뒤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국가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 해운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선고에서 승소한 뒤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배도 (똑바로) 세워지고, 오늘처럼 좋은 날도 오고 그러네요.”

세월호 참사 미수습 희생자 권재근씨와 그의 아들 혁규군 유가족 권오복(64)씨는 세월호 참사의 국가 책임을 인정한 19일 첫 판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2016년 촛불집회 덕분에 이 같은 판결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씨 포함 유가족들은 늦었지만 옳은 판결이라고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유경근 4ㆍ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날 선고 직후 유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년3개월, 재판에만 2년10개월이 걸렸다”며 “내 가족이 희생됐기에 이 시간 동안 아무리 힘들고 죽을 것 같아도 버텼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1심인 만큼 앞으로 있을 항소 과정을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치권도 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유가족들을 보상금으로 희롱하고, 정치공작으로 분열시키고 모욕하려는 이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은 판결로 평가 받을만하다”고 말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세월호 참사가 품고 있는 우리 비극”이라고 했다.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구조 책임자던 경비정장에게만 책임을 물었을 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불법 행위는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월호 희생자 권오천군의 형 권오현(31)씨는 “국가 책임을 묻는 판례를 만들었다는 점은 성과지만, 청해진해운과 해경에게만 국한해 ‘꼬리 자르기’식 책임을 물은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일부 유가족은 배상금 액수를 부각하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국가의 책임과 참사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기를 원하지, 배상금이 중요하겠는가”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양수산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법원에서 어떠한 근거로 배상 판결을 내렸는지 판결문을 보고 따져봐야 한다”라며 “유가족들의 항소 여부에 따라서 정부도 항소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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