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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선 "어머니" 안에선 "배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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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선 "어머니" 안에선 "배신자"

입력
2015.09.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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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난민 대응책에 극과극 반응

독일로 들어오는 난민을 모두 받겠다고 선언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목숨을 걸고 고향을 떠나온 난민들의 영웅이 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눈길은 갈수록 차가워지는 모습이다.

시리아 등 난민이 쏟아져 나오는 나라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은 최근 메르켈 총리를 지지하는 글과 사진을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 보도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엄마 메르켈, 난민들의 어머니’라는 제목의 페이지를 개설하고 난민 문제에 대응하는 독일과 그 외 유럽 국가의 태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독일 국기 배경에 메르켈 총리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에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연민을 느낄 줄 아는 어머니’ 등의 구호를 함께 달아 퍼뜨리는 이들도 많다.

특히 이슬람 역사에 조예가 있는 이용자들은 고대 악숨 제국(현 에티오피아 및 에리트레아) 시절 무슬림 난민들에게 자비롭게 피난처를 내어 준 기독교 통치자 ‘아샤마 이븐 압자르’의 이야기에서 따온 해시태그 ‘#메르켈_더에티오피안’으로 메르켈 총리에 존경을 표하기도 한다.

메르켈 총리를 향한 칭송 분위기는 난민캠프에서도 감지된다. 여러 유럽 국가에서 난민 신청 승인을 거절 당하고 지난주 독일에 겨우 정착하게 된 시리아인 몬제르는 가디언에 “메르켈은 인간의 가치를 존중할 줄 아는 여성이자 매우 사려 깊은 리더”라면서 “그는 이제 시리아인들의 어머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올 초 독일 니더작센주 하노버 난민캠프로 들어와 살고 있는 26세 가나 여성 오펠야 아데는 7개월 된 딸 아이 이름을 ‘앙겔라 메르켈’로 지었다고 독일 주간 슈피겔가 보도했다. 그는“메르켈 총리가 우리를 받아 주었다는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고 감명 깊었다”며 “그래서 딸 이름을 앙겔라 메르켈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EU와 독일 국내에서는 메르켈 총리의 행보를 두고 냉담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EU는 다음 주 내로 난민을 국가별로 나누는 ‘난민 궈터제’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독일의 일방적인 정책이 강행되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독일 내 반(反)이민 세력은 난민 대응 예산이 10억유로(약 1조3,400억원)를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메르켈 총리를 ‘배신자’라 칭하며 거센 비판을 쏟아내는 중이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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