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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첫 법정진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양사와 미전실이 알아서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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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첫 법정진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양사와 미전실이 알아서 한 일"

입력
2017.08.0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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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수백억원대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고 처음으로 법정에서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2일 열린 자신을 포함한 삼성 전ㆍ현직 임원 5명의 뇌물공여 혐의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았다. 올 4월 7일 정식재판 이래 넉 달 만이다.

이 부회장은 흰색 셔츠를 입은 정장 차림으로 이날 오후 4시 35분쯤 법정 가운데 증인석으로 자리를 옮겨 재판부를 마주했다. 최지성(66)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다른 피고인들이 신문을 받고 난 마지막 순서였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봤던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양사 합병은 사장들 하고 미전실에서 알아서 다 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양사 합병은) 제가 함부로 개입할 것도 아니고 전문가들이 알아서 해주고 계셨다”면서 “당시 기억으로는 엘리엇 사태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 없던 걸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두 회사 합병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경영권 승계와도 무관하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이 부회장은 또 “미전실에 속한 적이 없다”면서도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님 와병 뒤 그룹을 대표해 행사에 참여하는 일이 늘면서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올 2월 벌어진 미전실 해체를 결정할 권한이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청문회 당일 (최지성 전) 실장님이 해체를 얘기하라고 코치해줘서 그리 발언했다”고 답했다. “왜 특검 때는 그런 말이 없었느냐”는 추궁에는 당황한 듯 말을 잠시 끊었다가 “숨길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특검이 뇌물 사건의 정점으로 본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실질적 의사결정 영향력을 당사자의 입을 통해 확인하려는 취지로 질문을 쏟아내자 이 부회장은 당황한 듯 뜸을 들이기도 했다. 2014년 9월 박 전 대통령과 1차 독대를 하게 된 경위가 ‘총수’ 자격이냐는 특검 물음에 이 부회장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삼성의 대표로 참석했는데 정확한 경위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두 회사 사장이 아닌 이 부회장이 최 전 실장 등과 국민연금 측 관계자들을 만난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질문을 잘 못 알아들었다. 끊어서 물어달라”며 답변할 시간을 벌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날도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달 19일에 이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구인장 집행을 거부했는데, 이달 7일이 선고 전 결심공판인 점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과의 법정 대면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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