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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금융, 위기가 기회다] <중> ‘킬러콘텐츠’가 승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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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금융, 위기가 기회다] <중> ‘킬러콘텐츠’가 승부수다

입력
2017.02.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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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KB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200억원을 투자해 ‘KB골든라이프케어’란 자회사를 세웠다. 금융회사가 고령화 추세에 맞춘 금융상품을 내놓은 적은 많았지만 직접 요양사업 법인을 세우고 요양센터 문까지 연 건 처음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단순 요양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경쟁력을 갖추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 수장들이 하나같이 새 먹거리 창출을 올해 최대 경영 목표로 내세운 가운데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불황을 뛰어넘을 ‘킬러 콘텐츠’(경쟁사를 물리치고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핵심 상품이나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수익의 90%를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에 의존하는 천수답 영업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주요 은행들이 핀테크(금융+정보기술)로 대표되는 디지털 금융을 비롯 자동차 금융시장, 은퇴시장 등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임에 성공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올해 키워드를 금융영토 확장으로 잡았다.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현재 252개인 해외 네트워크를 500개로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점포(900여개)와 해외 점포 비중을 50대50으로 맞출 생각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회원 800만명을 모아 큰 주목을 받은 통합 포인트 플랫폼 ‘하나멤버스’를 킬러 콘텐츠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하나멤버스는 하나은행 등 하나금융그룹 6개 계열사에서 얻은 포인트를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고객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꾸거나 OK캐시백 등 다른 회사 포인트로 교환할 수도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여기에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를 본 뜬 ‘하나머니GO’ 서비스까지 탑재했다. 제휴 매장 근처에 가면 스마트폰 화면에 다양한 할인 쿠폰 아이콘이 나타난다. 하나금융은 올해 하나포인트를 해외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 손 안의 은행’을 구현, 부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고객 인증 절차만 거치면 계좌개설 등 웬만한 은행 거래를 혼자 할 수 있는 스마트 점포(브랜치)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 직원을 2,3명만 배치하되 단순 업무를 줄여, 점포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이면서도 고객에겐 더 알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질이 높아지면 덩달아 다양한 수익원도 창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올해 아시아 농업 국가들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십년간 노하우를 쌓은 농업 금융 부문이 주무기다.

기업은행은 올해 적자 점포를 대거 통폐합하는 대신 수요층이 두꺼운 공단과 신도시 위주로 신규 점포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 전문 은행으로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새로운 사업과 영역에 속속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는 풀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임원은 “신사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긴호흡으로 추진하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당장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그러나 이를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을 확보하고 미래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도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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