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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문 전문가’ CIA 2인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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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문 전문가’ CIA 2인자로

입력
2017.02.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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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국가비밀공작부 이끌면서

테러 용의자 물고문 지휘해

美정부 반인권적 전략 가속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테러용의자 물고문 프로그램에 깊이 관여했던 여성을 중앙정보국(CIA) 2인자에 임명해 또 다시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강한 테러 대응을 공언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인권적 전략이 구체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CIA 핵심 조직인 국가비밀공작부(NCS)를 이끌었던 지나 해스펠(60)을 부국장에 임명했다. CIA 역사상 내부 출신 여성 부국장은 해스펠이 처음이다. 마리오 폼페오 CIA 국장은 “정보요원으로서 30년 이상 경험을 가진 헌신적 애국자”라며 해스펠 지명을 환영했다.

해스펠은 해외 비밀공작 등 정보업무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CIA맨이다. 1985년 CIA 들어온 그는 몇 개 해외 지부장과 대테러센터장 수석 보좌관 등 요직을 거쳤다. 능력에 관한 한 내외부 평판도 좋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폭넓은 국내외 임무를 통해 존경 받는 베테랑”이라고 극찬했다.

문제는 해스펠의 과거 이력이다. 그는 2002년 CIA가 태국에서 운영한 비밀감옥에서 테러조직 알카에다 용의자 2명에 대한 물고문을 지휘한 당사자로 지목돼 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당시 용의자 중 한 명은 정보를 실토할 때까지 이른바 ‘워터보딩(얼굴에 천을 씌우고 물을 부어 호흡을 힘들게 하는 고문 방식)’ 형태의 물고문을 83차례나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스펠은 또 2005년 태국 비밀감옥에서 CIA의 강화된 심문 기법 영상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들을 폐기하는 작업도 주도했다. 해스펠은 이런 전력이 논란이 돼 2013년 NCS를 맡은 지 2개월 만에 전격 교체됐다.

그러나 거꾸로 CIA의 해외감옥(Black Site) 부활 등 대테러 대응 방안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미에는 안성맞춤인 인물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조직을 퇴치하는 데 “고문은 절대적으로 효과 있다”며 인권침해 비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의 크리스토퍼 앤더스 워싱턴 부지부장은 “폼페오 CIA 국장은 의회에서 ‘모든 형태의 고문에 반대한다’고 약속하고도 고문 전문가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론 와이든 등 민주당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해스펠 임명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쳐 정치적 충돌을 예고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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