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눈길끄는 프로그램―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알림

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눈길끄는 프로그램―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입력
2003.06.26 00:00
0 0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7월10일∼19일)가 기지개를 켜고 관객에게 손짓하고 있다.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일곱 작품과 올 부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 부천영화제의 매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원더풀 데이즈' '싸이퍼' '여우계단' 등 화제를 모으는 개·폐막작을 포함 190편의 작품엔 부천영화제만의 안목이 느껴진다. 그 가운데서도 부천영화제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프로그램은 37편의 독특한 장르 영화가 한데 몰린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부문. '트레인스포팅'을 만든 대니 보일의 '28일 후', 헤비메탈 뮤지션 출신 로브 좀비 감독이 '텍사스 살인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살인마 가족', 공포의 대가로 불리는 브라이언 유즈나의 '돌아온 좀비오', 데이비드 린치가 제작한 '캐빈 피버' 등 호러 영화가 풍성하다.

여기에 지난해 특별전으로 찾아 왔던 미이케 다카시의 '극도공포대극장 우두(牛頭)'를 비롯해 '포스트맨 블루스'를 만든 사부 감독의 '드라이브', 일본 인기그룹 SMAP의 쿠사나기 쓰요시가 출연한 시오타 아키히코 감독의 '환생' 등 일본 작품이 합세해 관객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극적이고 기발한 상상력을 극대화하면서 부천영화제의 간판 노릇을 했던 '제한구역' 섹션은 올해부터 월드 판타스틱시네마 안에 통합돼 상영된다. 1970·80년대 포르노 여왕으로 군림하던 세카를 찾아 가 당시의 섹스 산업의 뒤안길을 들어보는 '여왕 세카를 찾아서', TV에서 편집한 잔혹하고 폭력적인 장면으로부터 진기명기까지를 아우르는 '아웃데어', 뱀가죽 부츠를 신고 오랜만에 등장한 미키 루크와 브리트니 머피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미국 뒷골목 인생을 충격적으로 보여주는 '스펀' 등도 눈길을 붙잡는다.

이밖에도 부천은 곳곳에 만나기 힘든 상상력의 보고를 열어놓는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극찬한 캐나다의 이단아 가이 매딘 특별전, 일본 폭력 미학의 전형을 보여주는 후카사카 긴지 감독 추모전, 무협 마니아들을 즐겁게 할 홍콩 쇼브라더스 특별전 등이 마니아를 유혹하고 있다. 26일부터 홈페이지(www.pifan.com), 티켓파크, 전화예매(1544―1555)를 통해 예매 창구를 연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 이래서 좋다

'헤드윅'이나 '검은 물 밑에서' 같은 다채로운 영화를 남보다 먼저 볼 수 있다. 밤 12시부터 4편의 영화를 계속 볼 수 있다. 록 음악과 함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매력이다. 이런 매력을 배가하는 것은 서울과 가깝다는 점이다. 김래영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홍보팀장은 "수도권에서 지하철로 다닐 수 있다는 매력"을 우선 꼽았다. "영화제에 처음 눈 뜬 관객들이 문을 두드리는 곳이 부천이다. 여기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야 다른 영화제도 간다"는 얘기다.

수도권에서의 근접성이 첫 번째 매력이라면 두 번째 매력은 숨은 진주를 발굴하는 즐거움이다.

부천영화제는 신인 감독의 덜 알려진 영화, 그러나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으로 관객을 맞는다. 평론가 전찬일씨는 "상품성과 작품성을 결합한다는 점에서 관객을 배려하는 영화제"라고 평했다. '슈팅 라이크 베컴' '디 아이'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 등 부천영화제의 뜨거운 호응이 극장 개봉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김홍준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할리우드식 대중성이 아닌 개성적 영화의 대안적 대중성'을 부천영화제의 특징으로 꼽는다. 부천영화제 관객들은 할리우드식 영화를 수동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낯선 영화를 찾아 모험을 즐긴다는 것이다. 3년 연속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윤강로씨는 "자유롭고, 관객과 영화제 사이에 거리가 없다"고 자랑한다.

공포, 스릴러, 뮤지컬, SF, 코미디 등의 저예산 비주류 장르 영화에서 포르노까지 파격적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낯선 영화 못지 않게 영화 상영 방식도 신선하다.

록 음악과 공연 또는 영화 관람을 결합한 '씨네락'에 대한 관객들의 열광과 심야상영 열기는 부천영화제의 분위기를 잘 드러낸다. 올해 씨네락 코너엔 델리 스파이스, 언니네 이발관, 러브홀릭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 김도혜·김영덕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7선

'깝스'(감독 요제프 파레스)

스웨덴의 평화로운 마을. 10년 째 아무런 사건, 사고도 없는 곳이라 마을 경찰서도 한가하기 짝이 없다. 경찰서가 폐쇄될 위기에 처하면서 할리우드 액션영화에 푹 빠져 있는 경찰 베니는 낙심천만이다. 베니가 상상으로 꿈꾸는 액션과 순박한 사람들의 거짓말 대소동이 기발하다.

'데스워치'(마이클 제이 베셋)

1차 세계대전 당시의 서부전선. 영국군과 독일군의 격전이 벌어지고 낙오한 영국군 소대 9명은 귀환 도중 독일군 진지를 발견한다. 독일군 포로는 진지를 빨리 떠나라고 충고하고, 이를 무시한 영국군들은 안개 속에 길을 잃고 헤맨다. 집 자체가 괴물인 하우스 호러. 훌쩍 커버린 '빌리 엘리어트'의 꼬마 제이미 벨 주연.

'돌아온 좀비오'(브라이언 유즈나)

사지가 잘린 채로 돌아다니는 좀비가 총출동한다. 피터 잭슨의 '데드 얼라이브'와 함께 피가 튀는 스플래터 호러의 정점에 서있는 걸작인 '좀비오'의 두 번째 속편. '이블 데드' 시리즈의 브루스 캠벨과 더불어 공포영화 팬들에게는 최고의 스타인 제프리 콤스가 출연한다.

'머리 잘린 닭 마이크'

(알렉산더 오 필립)

날아온 도끼에 머리가 잘린 채 1년 6개월 동안 살며 학계와 언론에 의해 스타가 되는 닭 이야기. 1945년 콜로라도에서 태어난 수탉 마이크의 삶을 되돌아본 가짜 다큐멘타리로 뻔뻔스러운 등장 인물들의 연기를 통해 자극적 소재에 집착하는 미디어와 학계를 은근히 비꼬고 있다.

'드라이브'(감독 사부)

만약 3명의 복면 쓴 사나이가 당신이 타고 있는 차 안으로 들이닥쳐 칼을 휘둘러대며 앞차를 쫓아가자고 한다면? 그들이 시키는 대로 엑셀러레이터를 밟고 난폭운전을 시작해야 할까? 그러나 주인공 아사쿠라는 제한속도 40㎞를 준수하고 일방통행도 지킨다. 복면 3인조는 당연히 속이 터지는데….

'이다는 은행강도'

(감독 한스 파비안 불렌바버)

12살 소녀 이다는 입원한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털기로 한다. 그녀를 추종하는 두 명의 꼬마 세바스찬과 요나스도 계획에 동참한다. 개와 경비원, 온갖 보안장치와 첨단시설을 갖춘 은행에 세 꼬마가 과감하게 달려든다.

'드라큘라의 춤'(감독 가이 메딘)

브람 스토커의 원작에 대한 가장 뛰어난 각색이라는 평을 받은 환상적 작품. 줄거리는 '드라큐라'지만 감독은 위니펙 발레단의 무대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든다. 동양적 섹시함이 물씬 풍기는 배우를 내세워 발레 형식으로 만든 독특한 매력이 빛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