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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ㆍ심혈관계 환자, 진정제로 프로포폴보다 미다졸람 써야”

입력
2018.05.14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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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의 한 피부과에서 부실 관리한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에 걸린 사고로 진정제(鎭靜劑)인 프로포폴이 도마에 올랐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는 프로포볼을 미리 주사기에 나눠 담은 뒤 일정 시간 보관하는 건 관행 때문에 발생했을 것”이라고 했다. 프로포폴을 앰플에서 주사기에 옮기려면 5분가량 걸려 미리 담아 놓아야 환자가 몰릴 때 시술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프로포폴에는 콩 지방 성분이 함유돼 있지만 항균제가 포함돼 있지 않아 공기와 접촉하면 쉽게 부패하기에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진정제로는 프로포폴과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인 미다졸람이 대표적이다. 이들 진정제는 각기 장단점이 있기에 어느 것을 쓰는 것이 옳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미다졸람은 약효 발현시간이 빠르지만 진정 효능이 약해 진정 효과를 높이기 위해 펜타닐과 같은 마약제제와 투여하기도 한다. 효능이 약해 투여량이 높이거나 반복 투여하기에 회복이 아주 늦어지고, 약물이 잔류해 정신이 개운하지 않고 혼미해지는 듯한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반면 프로포폴은 약효가 1분 이내 발현되고, 깨끗하고 빠르게 정신이 돌아온다. 그러나 투여하는 용량에 따라 진정 깊이가 빨리 변하기 때문에 호흡억제가 빈번하며 저혈압 등 심혈관계 억제현상도 자주 발생한다. 또한, 프로포폴은 콩기름 성분이 함유돼 상온에 노출되는 등 부적절하게 관리하면 부패하기 쉽다.

미다졸람은 해독제가 있는 반면 프로포폴은 해독제가 없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진정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분쟁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2015년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법제위원회에 의뢰된 의료분쟁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진정제 부작용으로 기도 폐쇄나 호흡억제가 가장 많이 발생했고, 심혈관계 합병증이 뒤를 이었다. 진정제 종류로는 프로포폴로 인한 부작용이 가장 많았다.

전영훈 경북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대한통증학회 부회장)는 “고령인이거나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다면 프로포폴보다 작용이 약한 미다졸람을 진정제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프로포폴을 부적절하게 보관해 이 주사를 맞은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에 걸렸다. 연합뉴스
프로포폴을 부적절하게 보관해 이 주사를 맞은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에 걸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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