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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황새 지킴이로 나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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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황새 지킴이로 나서 주세요”

입력
2017.01.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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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 황새공원에서 서식중인 황새. 예산군 제공
예산군 황새공원에서 서식중인 황새. 예산군 제공

“국민 여러분 황새를 지켜주세요”“

충남 예산군이 자연 방사한 황새의 잇단 비명횡사를 막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에 보호 운동 동참을 호소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황새 사수’ 총력전에 돌입했다.

19일 예산군에 따르면 2015년부터 황새공원에서 번식한 뒤 자연으로 방사한 황새 15마리 가운데 4마리가 구조물이나 낚싯줄에 걸려 폐사했다.

17일 정오쯤 전북 고창군 부안면 한 양식장에서 암컷 황새 한 마리가 숨진 채 떠 있는 것을 지역 주민이 발견했다. 예산군은 먹이활동을 하던 황새가 낚싯줄에 감긴 뒤 벗어나기 위해 버둥거리다가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황새는 지난해 7월 방사 뒤 최근까지 자연환경에 잘 적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I에는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과 8월 광시면 황새공원 근처 습지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2마리는 전신주에 내려앉았다가 감전사 했다.

2015년 11월 일본 가고시마현 오키노에라부섬 공항에서도 한 마리가 폐사했다. 이 황새는 예산군이 방사한 ‘산황이(일련번호 K0008)’로 일본까지 날아 갔으나 비행기 이착륙 시 발생한 기류에 의해 활주로에 떨어져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항 측이 사체를 소각한 사실이 3주 뒤 국내에 알려졌다. 또 같은 해 10월 전북 용담댐 상류에서 농업용비닐에 날개가 감겨 퍼덕이던 황새가 가까스로 구조되기도 했다.

황새 폐사가 잇따르자 예산군은 위치추적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구조를 위해 대기조를 편성하는 등 황새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황새공원 주변 전주 200여개에 절연체 피복을 입히는 등 감전사 예방 활동을 펴고 있다. 예산군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황새 보호에 관심을 가져주도록 호소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방사한 황새들은 낯선 자연환경에 도사린 위험요소를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져 완전 적응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황새가 어이없게 폐사하지 않도록 국민이 황새 지킴이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천연기념물(제19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황새는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 한 쌍 중 수컷이 산란 직후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뒤 자연 번식이 중단됐다.

한국교원대가 1996년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 서식하던 새끼 황새 암수 한 쌍을 들여오면서 예산군과 함께 황새 복원 사업을 시작해 2015년부터 자연 방사하고 있다. 예산군 황새공원에는 70마리의 황새가 사육되고 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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