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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판독 첫날, 3번 판독서 2골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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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판독 첫날, 3번 판독서 2골 ‘취소’

입력
2017.07.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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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득점취소, 한 번 PK 선언

K리그 상륙한 비디오판독 위력

서울 박주영(왼쪽 두 번째)이 2일 전북과 클래식 홈경기에서 종료직전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서울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비디오판독으로 페널티킥 동점을 허용했지만 결국 박주영의 득점으로 2-1로 이겼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 박주영(왼쪽 두 번째)이 2일 전북과 클래식 홈경기에서 종료직전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서울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비디오판독으로 페널티킥 동점을 허용했지만 결국 박주영의 득점으로 2-1로 이겼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축구계 오랜 격언은 이제 ‘화석(化石)’으로 남을 것 같다. 얼마 전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과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효과가 톡톡히 입증된 비디오판독이 한국 프로축구에서도 큰 위력을 발휘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일부터 K리그 클래식(1부) 모든 경기에 비디오판독을 시작했다. 1일과 2일 열린 6경기에서 4차례 비디오판독이 시행됐다. 이 중 2번은 득점이 취소됐고 1번은 주심이 놓쳤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나머지 1번은 주심 원래 판정이 유지됐다.

인천-광주전에서 첫 번째 비디오판독이 나왔다. 전반 31분 하프라인 바로 앞에서 볼을 몰던 인천 김용환(24)을 광주 박동진(23)이 반칙으로 저지했다. 주심은 박동진에게 경고만 줬지만 잠시 후 손으로 네모를 그리며(비디오 시그널) 비디오판독 의사를 밝혔다. 주심은 박동진의 파울이 즉시 퇴장에 해당하는 지 그라운드 옆에 설치된 모니터로 가서 영상으로 검토했지만 판정을 번복하지는 않았다. 비디오판독은 득점, 페널티킥, 레드카드에 따른 퇴장, 다른 선수에게 카드를 주는 징계처리 오류 등 4가지에만 적용된다. 또한 비디오판독 후 자신의 최초 판정을 바꿀지 유지할 지는 전적으로 주심이 결정한다..

울산-수원전에서 비디오판독 중임을 알리는 전광판 화면. 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수원전에서 비디오판독 중임을 알리는 전광판 화면. 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수원전에서 비디오판독으로 ‘1호’ 득점 취소가 나왔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17분 울산 이종호(25)가 김승준(23)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으로 상대 골 망을 갈랐다. 이종호는 두 손을 들어 올리며 포효했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득점이 취소됐다. 득점 이전 과정에서 울산 한승규(21)가 수원 김종우(24)의 공을 빼앗을 때 시도한 백태클이 반칙이었다. 울산은 태클 후 세 번의 패스를 거쳐 득점을 만들었는데 프로연맹 비디오판독 담당자인 박종수 대리는 “반칙 후 울산이 공격적 전개로 득점을 했기 때문에 취소한 것이다”고 밝혔다. 사실 ‘공격적 전개’라는 기준은 모호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축구 규칙을 관장하는 국체축구평의회(IFAB)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가장 애매한 상황이 바로 이 경우다. 박 대리는 ”만약 울산이 볼을 뒤로 내준 다음 여러 차례 패스가 진행됐으면 공격적 전개로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치게 지연된 건 ‘옥에 티’였다. 최초 판정 이후 번복까지 6분 가까이 걸렸다. 기계 문제였다. 박종수 대리는 “(심판이 보는) 모니터 화면에 문제가 있었다. 모니터가 기능을 회복한 후 주심의 결정은 29초 밖에 안 걸렸다”고 했다. 울산은 득점 취소에도 불구하고 후반 막판 결승골을 넣어 2-1로 수원을 눌렀다.

울산-수원전에서 그라운드 옆 모니터로 가서 영상을 직접 확인하는 주심. 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수원전에서 그라운드 옆 모니터로 가서 영상을 직접 확인하는 주심. 프로축구연맹 제공

인천-광주전에서 후반 44분 또 한 번 비디오판독이 선언됐다. 인천은 1-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이 크로스를 웨슬리(25)가 헤딩으로 꽂아 넣었다. 광주 추격 의지를 완전히 잠재우는 쐐기포였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오프사이드였다. 인천은 끝날 때까지 1-0 스코어를 유지해 승리는 지켰다.

이번 라운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2일 선두 전북과 서울의 이른바 ‘전설매치(두 팀의 앞 글자를 딴 명칭)’에서도 비디오판독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서울이 1-0으로 앞선 후반 3분 고요한(29)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이승기(29)에게 반칙을 했다. 주심은 지나쳤다가 비디오부심의 의견을 들은 뒤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전북 김신욱(29)이 이를 강하게 차 넣어 1-1을 만들었다. 서울은 비디오판독 불운(?)을 딛고 종료직전 박주영(32)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전북을 눌렀다.

주말 6경기에서 4번 비디오판독이 있었고 3개의 판정이 바뀌었다. 비디오판독으로 승패가 바뀐 경기는 없지만 흐름에는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판정 번복까지 걸린 시간도 울산-수원전을 빼면 59초(인천-광주), 35초(서울-전북)였다. 이는 주심이 비디오 시그널을 한 뒤 판정 번복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비디오판독의 가장 큰 맹점으로 지적된 시간 지연으로 인한 경기 흐름 방해도 용인할 만한 수준이었다.

인천-광주전을 분석하고 있는 비디오판독 차량 내부의 모습. 프로축구연맹 제공
인천-광주전을 분석하고 있는 비디오판독 차량 내부의 모습. 프로축구연맹 제공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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