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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ㆍ김 위원장 판문점과 남다른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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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ㆍ김 위원장 판문점과 남다른 인연

입력
2018.04.27 11: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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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도끼 만행 미루나무 제거 참여

金, 부친 사망 석달 만에 전격 방문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걸어내려오고 있다. 판문점=고영권 기자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걸어내려오고 있다. 판문점=고영권 기자

민족분단의 아픔이 녹아있는 판문점은 남북 두 정상에게도 특별한 인연이 얽힌 공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42년 전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의 도화선이 됐던 미루나무 제거 작업에 참여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당시로선 한반도의 전면전 가능성까지 우려됐던, 목숨을 내놓고 이뤄진 작전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지 3개월 만인 2012년 3월 판문점을 전격 방문했다. 선대의 통일 유훈을 관철하겠단 뜻을 천명하는 행보로 자신이 적통임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두 정상의 판문점 관련 인연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문 대통령은 1976년 8월 21일 공수부대 소속 상병으로 판문점 미루나무 제거 작전에 투입됐다. 앞선 18일 판문점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인근의 유엔군 초소에서 미군 장교 2명이 초소를 가린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하다 북한군이 휘두른 도끼에 살해된 사건 직후다. 문 대통령의 저서 ‘운명’에서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데프콘이 상향됐다. 준 전시태세였다”며 “나무를 자를 때 북한이 제지하거나 충돌이 일어나면 바로 전쟁이 발발하는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때 잘라온 미루나무 토막을 넣은 기념물을 ‘국난 극복 기장’이라고 하나씩 나눠줬다”고 소개했다.

도끼만행 사건과 미루나무 제거 작전으로 인해 남북 측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던 판문점 내에도 군사분계선이 생겼다. 유엔군사령부 요구에 따른 조치였다. 유엔사는 1953년 정전협정 당시 포로를 교환했던 ‘돌아오지 않는 다리’도 폐쇄했다. 그러자 북한은 ‘72시간 다리’(북한명 사천강다리)를 새로 놓았다. 72시간 만에 건설했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방남을 위해 건넌 게 바로 그 다리다.

김 위원장에게 판문점은 자신의 정통성을 부여하는 장소였다. 김 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자에 오른 지 3개월여만인 2012년 3월 판문점을 전격 방문했다. 당시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한반도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었다. 한ㆍ미의 키리졸브 훈련도 한창일 때다. 김 위원장은 당시 북측 판문각에 올라 망원경을 들고 남측을 살피기도 했다. 특히 김일성 주석이 남긴 마지막 친필을 본 따 1995년 세운 비석을 찾아 “앞으로 싸움이 일어나면 정전협정 조인이 아니라 항복서에 도장을 찍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일성 주석 친필비는 1995년 8월 광복 50주년을 즈음해 판문점 북측 지역에 세워졌다. 김 주석이 사망하기 하루 전인 1994년 7월 7일 통일문제와 관련한 유훈을 정리한 문건에 써넣은 자필 서명을 그대로 옮겼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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