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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와 아름다운 공생’ 택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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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와 아름다운 공생’ 택한 주민들

입력
2018.07.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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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효자마을’ 고양이 급식소 마련

캐릭터 벽화ㆍ다큐멘터리 영화도 제작

춘천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효자마을 골목을 찾아 고양이 캐릭터 벽화를 그리고 있다. 춘천시 제공
춘천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효자마을 골목을 찾아 고양이 캐릭터 벽화를 그리고 있다. 춘천시 제공

강원 춘천시내에 길고양이와 함께하는 마을이 등장해 화제다.

춘천시 효자1동에 위치한 효자마을. 조선시대 효성이 지극한 효자가 살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이곳에 가면 고양이 벽화와 조형물이 방문객을 반긴다.

이 마을도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한 때 길고양이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오래된 빈집에 숨어 사는 고양이들이 봉투를 뜯어 마을이 지저분해지고, 밤새 울어내 숙면을 방해한다는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주인 없는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챙겨주는 ‘캣맘’과 주민들과의 갈등도 반복됐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과 효자1동 주민센터가 머리를 맞댔다.

먼저 지난해부터 고양이로 유명한 ‘구름빵’ 벽화를 담 작은 도서관 골목 주택 일대에 그려 예쁘고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지난해 말에는 고양이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 “이런 노력이 길고양이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해소시켰다”는 게 주민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부터는 주민과 함께 벽에 고양이를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춘천 효자마을 주민들과 효자1동 주민센터, 지역 예술인들이 마을의 골칫거리였던 길고양이를 위해 급식소를 만들고 보살피는 등 공생을 선택해 화제다. 춘천시 제공
춘천 효자마을 주민들과 효자1동 주민센터, 지역 예술인들이 마을의 골칫거리였던 길고양이를 위해 급식소를 만들고 보살피는 등 공생을 선택해 화제다. 춘천시 제공

주민들은 “주민센터에 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자”는 의견을 냈다. 급식소는 주민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돈으로 운영한다. 최근에는 마을 정자에 고양이타워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주민 김모(71)씨는 “고양이 캐릭터가 벽면을 채우니 동네가 한층 밝아졌다”며 “급식소가 생겨 쓰레기 봉투를 물어뜯는 등 악성 민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효자1동 주민센터 음미경 총무담당은 “고양이 급식소 관리를 어르신들에게 맡겨 노인일자리 창출로 이어가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며 “고양이 중성화수술(TNR)로 개체 수 조절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자마을을 배경으로 한 영화도 제작된다.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제작한 조은성 감독이 효자마을에 거주하며 고양이를 보살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뷰파인더에 담고 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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