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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속의 어제] 만델라, 남아공 342년 백인 통치 종지부 찍었지만... 인종 갈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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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속의 어제] 만델라, 남아공 342년 백인 통치 종지부 찍었지만... 인종 갈등 여전

입력
2018.04.29 14:3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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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5월1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넬슨 만델라가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프리토리아=AP 연합뉴스
1994년 5월1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넬슨 만델라가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프리토리아=AP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영웅은 이제 세대를 넘어 전설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 영웅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넬슨 만델라(1918~2013)는 1994년 5월2일 대선 승리를 선언하면서 공을 유권자들에게 돌렸다. 342년간 지속된 백인 통치에 종지부를 찍은 남아공 민주주의의 탄생을 알린 순간이었다. 그의 대통령 당선으로 1948년 네덜란드계 백인 다니엘 말란이 이끄는 국민당(NP) 정권이 남아공을 소수 백인이 지배하는 국가로 만들고자 법률로 공식화한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ㆍ인종분리정책)가 종식됐다.

1944년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창설해 인권운동에 뛰어든 변호사 출신의 만델라는 이내 흑인해방운동 지도자로 부상했다. 비폭력 평화투쟁을 지향했던 만델라는 잔혹한 차별 탓에 무장투쟁으로 노선을 바꾸면서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 1963년에는 종신형을 선고 받고 이후 27년을 감옥에서 보내면서 인권운동의 상징이 됐다.

국제사회 압박 속에 1990년 2월 프레데릭 데 클레르크 정부가 ANC를 합법화하면서 만델라를 석방했다. 이듬해 만델라는 클레르크와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석방 이후 ANC 부의장을 거쳐 의장에 취임한 만델라는 클레르크 정부와의 협상 끝에 남아공 최초의 흑인이 참여하는 자유선거를 관철시켰다. 이렇게 기회를 얻은 1994년 4월 대선에서 만델라는 약 62.5%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 만델라의 당선 후 24년이 흘렀지만 남아공은 여전히 인종 간 문제로 분투 중이다. 지난 18일 남아공에서 흑인 경찰관에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해 징역형을 선고 받은 백인 여성의 항소 허가가 거부됐다. 백인 부동산 중개업자 비키 맘버그는 2016년 절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흑인 경찰관에게 수 차례 ‘깜둥이(카피르ㆍkaffir)’라고 소리치며 협조를 거부한 혐의로 지난달 징역 3년,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카피르’는 아파트르헤이트 시대에 흑인을 부르던 속어로 현지에서는 흑인에 대한 최악의 경멸적 발언으로 여겨진다.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이 선고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남아공에서는 흑인 중산층이 떠오르고 있지만 인종별 소득 격차가 커 백인의 특권 의식은 여전하다. 만델라는 흑인 빈민촌 일대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남아공 발표에 따르면 가구당 연평균 소득은 13만8,168랜드(약 1,200만원)로 백인 평균 소득은 44만4,446랜드(약 3,800만원)인 반면 흑인 가구는 5분의1 수준인 9만2,983랜드(약 803만원)다.

인종 간 갈등은 남아공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커피 기업 스타벅스는 흑인 남성 2명이 주문 없이 매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해 구설에 올랐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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