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가슴이 꽉 죄는 듯한 가슴통증이 생기는 허혈성 심장질환이 5년새 14%나 증가했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보내는 심장(관상)동맥에 경화증이 생겨 심장근육에 혈류장애를 일으키는 병이다.
김종진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날카로운 증상이 아니면서 가슴 압박감, 답답함, 쥐어짜는 듯한 가슴통증이 가슴 한가운데 나타나는 허혈성 심장질환의 신호를 무시했다가 자칫 큰 변을 당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은 가만히 있을 때에는 나타나지 않다가 운동하거나 신경을 쓰면 나타나고, 휴식을 취하는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가슴통증의 지속시간은 길지 않고 몇 초에서 몇 분까지만 나타난다”고 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이고 흡연하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1년 75만5,000명이었던 허혈성 심장질환이 지난해 86만명으로 13.9%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허혈성 심장질환 가운데 협심증이 전체의 68.4%를 차지했고, 기타 심장질환(20.5%), 급성 심근경색증(10.2%)이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9.3%로 가장 많았고, 70대(29.0%), 50대(21.2%), 80대 이상(11.4%) 순이었다.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90.9%나 달했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발생 속도와 경중에 따라 만성 안정형 협심증과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으로 나뉜다. 만성 안정형 협심증은 일정한 강도 이상의 운동이나 노동을 할 때 발생하는 앞가슴 부위의 가슴통증이 특징이다. 가슴 한 가운데 통증이 생기며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꾸준한 약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반면 급성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 안에 생긴 혈전이 혈관을 막아 발생한다. 안정을 취해도 극심한 가슴통증이 계속되고 식은 땀, 구토 등으로 동반해 급사하기도 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전체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자의 71.8%나 된다.
허혈성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으로는 가족 가운데 젊은 나이(남성 45세 이하, 여성 55세 이하)에 허혈성 심장질환자가 있거나, 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ㆍ고혈압 등을 앓고 있거나, 60대 이상으로 폐경인 여성, 흡연하는 사람 등이 꼽힌다.
김 교수는 “중년 남성의 허혈성 심장질환은 혈관 노화, 흡연, 고혈압, 당뇨병, 과체중, 이상지질혈증,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다”며 “혈관 노화 인자로부터 심장을 보호하려면 규칙적인 운동과 소금 적게 먹기, 금연 등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