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를 유럽에 소개하는 데 앞장선 프랑스의 영화 프로듀서이자 영화 평론가, 칸국제영화제 자문위원이었던 피에르 르시앙씨가 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81세.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메시지를 빌려 르시앙씨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타베르니에 감독은 “그는 위대한 인간이었고 완전한 시네필이었다. 우리 모두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칸의 대부’라 불리는 르시앙씨는 한국영화를 유럽에 알린 인물이다. 르시앙씨가 교두보가 돼 임권택 감독과 홍상수 감독, 이창동 감독이 세계 무대로 진출했다. 그는 임 감독이 2002년 ‘취화선’으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는 데 일조했고, 신상옥 감독의 영화 3편을 칸영화제 클래식에 초대했다.
르시앙씨는 1996년부터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으며 한국영화와 특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2003년과 2006년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이를 반대하는 선언에도 동참했다. 더 나아가 한국영화 제작에도 참여해 홍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와 ‘극장전’(2005)에서 공동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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