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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이스' 배정화 "학대엄마 役, 스스로 감금생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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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이스' 배정화 "학대엄마 役, 스스로 감금생활 했다"

입력
2017.02.1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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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정화 인터뷰.

[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OCN '보이스' 2~3회 '힐링마마의 두 얼굴' 편으로 '세탁기 아줌마'라는 별명을 얻고, 시선을 강탈한 배우. 바로 배정화의 이야기다. 아동학대를 다룬 에피소드에서 동네 주민들에게는 착한 주부지만, 어린 아들 아람(차승훈)이를 학대하는 엄마 오수진으로 두 얼굴을 연기했다. 광기가 번뜩이는 두 눈으로 세탁기 안을 들여다보며 "우리 착한 아람이, 거기 숨어 있었구나"라고 말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소름 돋게 만든 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저도 방송을 보고 놀랐어요. 촬영을 할 때는 몰랐는데 방송 보니까 제가 너무 무섭게 나와서..화면을 보고 소리를 질렀죠. 방송을 본 뒤에 뉴스 댓글을 찾아봤는데 시청자 분들 반응이 재미있더라고요. '진격의 여인'부터 '세탁기 아줌마'까지, 별명들이 생겨서 기뻤어요.(웃음)"

▲ OCN '보이스' 방송화면 캡처.

배정화는 아이를 무섭도록 학대하는 오수진 역에 몰입하려 애썼다. 촬영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한두 달이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오수진을 완벽하게 구축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오수진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제 경험이나, 과거 충격 받은 것들을 생각해서 몰입하고 이해하려고 했죠. 아무도 안 만나고 스스로 감금생활을 했어요. 사람도 만나고 이것저것 하면 오수진 역에 몰입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었죠."

사실 오수진 역을 연기하기 전까지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아이들을 보면, 한 없이 마음이 약해지는 성격이 한몫했다.

"결혼한 친구들이 자식 훈육하는 걸 봐도 눈물이 날 정도에요.(웃음) 가장 싫어하고 비겁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이들한테 나쁜 짓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제가 해야 되는 상황이 오니까 참..마음이 좋지는 않았어요."

배정화는 연기하기 전, 비슷한 캐릭터와 작품을 찾아보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 '보이스'에서는 어떤 작품과 캐릭터도 참고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캐릭터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느껴지길 하는 바람이었다.

"일부러 아예 찾아보지 않았어요. '나를 좀 더 믿어보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연기하기 전에 불안한 마음에 비슷한 작품과 캐릭터를 찾아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달랐죠. 조금 더 용감해지고 싶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조금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고요."

막상 오수진 역을 연기하면서는 재미를 느꼈다. 한 손에 섬뜩하게 칼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역할에 몰입했다. 배정화는 NG 한 번 내지 않고, 바로 감독의 OK사인을 받았다.

"연기를 즐기면서 했어요. 다행히 편하게 몰입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사실 역할이 역할이다 보니 촬영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연기했죠. 오수진이 칼을 줍는 장면, 아람이가 욕조에서 나오자 다시 들어가라고 소리 지르는 자면 모두 애드리브였어요.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단 한 번도 끊지 않으시고 촬영해주셨어요. NG가 없었죠."

배정화가 연기한 오수진 역시 아동학대의 피해자다. 어린 시절 새아버지에게 끔찍한 학대를 당하며 자랐다. 결혼 후 새아버지의 눈을 피해 행복한 삶을 꿈꿨으나 결국 물거품이 된 것이다. 새아버지는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오수진에게 아이를 학대하라고 지시했다.

"오수진도 불쌍한 여자죠. 그렇지만 동정 받을 여지는 없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그렇게 고통 받고 자랐다고 해서 자식도 똑같이 당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배정화는 평소에도 사회적인 문제나 사건, 사고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시사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챙겨볼 정도다.

"시사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에는 '진짜 사람'이 나오잖아요. 실화를 재구성한 드라마나 영화는 '그럴 것이다'라는 막연한 추측 전제가 깔려있는데 말이죠. 특히 아동학대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꼭 그런 몹쓸 짓을 한 사람들을 보면, 고개를 숙이고 있잖아요. 당당하지 못할 거면서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시청자에게 아직 신선한 얼굴인 배정화는 '노력파 배우'다.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로 상경해 독학했고,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에 합격했다.

"그냥 그렇게 열심히 살다보니 꾸준히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연기를 하려면 무조건 연극영화과에 가야 하는 줄 알았어요. 동국대, 중앙대만 있는 줄 알았죠. 고향이 부산이라 한예종도 몰랐어요.(웃음) 서울에 올라와서 혼자 치열하게 공부했죠. 하루에 세 시간 이상 잔 적이 없었어요."

이후 배정화는 대학로의 여러 무대에 오르며 차곡차곡 내공을 쌓아갔다. 그러던 중 연극을 보러 온 조재현이 배정화에게 먼저 영화 '콘돌은 날아간다' 오디션을 제안했고, 당당히 합격해 여주인공이 됐다. 이후 영화 '살인재능'(2014)을 통해 또 한 번 충격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배정화는 아직 배우로서 보여줄 것이 많다. 어느 덧 30대에 접어들었지만, 나이에 대한 조바심은 느끼지 않는다.

"사실 제가 운이 좋은 편은 아니죠.(웃음) 그렇다고 해서 조바심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아요. 나이에 맞는 캐릭터를 책임을 다해 연기할 뿐이죠. 물론 연기에 대해 조바심은 있어요. 한 번쯤은 '연기파'로 불리고 싶거든요. 배우가 연기를 잘 하는 게 당연한 거니까. 연기에 대해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요."

사진=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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