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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묏자리는 좌청룡... 차남이 덕 보는 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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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묏자리는 좌청룡... 차남이 덕 보는 명당"

입력
2015.11.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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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백호 자리 DJ 영면 ‘영원한 맞수’

DJ 묘소 결정 관여한 풍수학자

“YSㆍ현철씨와 3년 전 점찍어 둬”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소가 국립서울현충원 장군제3묘역에 마련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3일 오후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소가 국립서울현충원 장군제3묘역에 마련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3일 오후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묘소가 들어설 곳은 우백호(右白虎)보다 작은 좌청룡(左靑龍) 능선에 자리잡고 있어 장손보다는 차손이 덕을 볼 곳입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소 조성작업이 한창인 23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장군제3묘역 주변의 지세를 둘러 본 한국풍수지리연구원 전항수 원장의 말이다. 전 원장은 “우백호에 해당하는 산의 형상이 좌청룡을 감싸 안고, 좌청룡 측 능선도 몇 겹으로 아우르고 있어 길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백호가 더 큰 점을 감안하면 장손보다 차손이 덕을 볼 입지”라고 했다. 차남 현철씨가 김 전 대통령 묏자리의 음덕을 입는다는 의미다.

현충원의 입지는 풍수학계에서 이미 명당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강을 마주보고 우뚝 솟은 화장산 봉우리 좌우로 이어진 좌청룡ㆍ우백호의 산세가 마치 공작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산인 화장산 봉우리는 공작봉으로 불린다. 전 원장도 “겹겹이 산등성이로 둘러싸인 모습이 마치 작약 한 송이가 만발한 형세“라며 명당으로 평가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능선은 산의 기운이 맥을 따라 흐르다 한 군데 뭉쳐진 곳이어서 길한 위치로 통한다.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온 종일 햇볕이 드는 곳도 명당의 한 조건이다. 김 전 대통령의 묘가 장군 제3묘역의 능선에서 남향으로 자리잡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전 원장은 “땅 속의 기운을 보여줄 수 있는 토양 상태와 채광, 통풍 등을 정확하게 살펴봐야 진짜 명당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현충원 측은 김 전 대통령의 묘역 조성 작업에 들어가면서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한 상태다.

김 전 대통령의 묘소 결정에는 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 황영웅 풍수지리전공 교수가 역할을 했다. 그는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조성위원회 위원장도 지냈다. 황 교수는 “2012년 입원을 앞둔 김 전 대통령, 현철씨와 함께 현충원을 둘러보고 지금 위치를 점 찍어 뒀다”고 귀띔했다. 한 달 전쯤에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을 자처하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이곳을 찾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묏자리는 필생의 라이벌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와 직선거리로 약 300m 떨어져 있다. 양김은 죽어서도 각각 좌청룡과 우백호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영면을 취하게 된 셈이다. 황 교수는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가 마주보는 것 같지만 두 묘소 모두 관악산을 바라 보는 회룡고조(回龍顧祖)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며 “용이 다소곳이 돌아앉아 조상을 바라보는 자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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