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태성 기자

등록 : 2018.01.15 16:44
수정 : 2018.01.15 18:37

코딩 서적 출간 붐… “기술보단 합리적 사고를 길러줘야”

등록 : 2018.01.15 16:44
수정 : 2018.01.15 18:37

교육과정 의무화에

3년 만에 관련서적 판매 4배 증가

출판사마다 필자 발굴 비상

“아이들마다 개성이 다르듯

코딩 교육에는 정답이 없어

문제해결 과정 자체 즐겨야”

지난 1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막한 2018교육대전에서 관람객이 코딩교육을 위한 교육용 공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딩 교육 의무화에 따라 관련 서적 출간이 줄 잇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혼돈상태다. 학부모들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잘 모르고, 출판사들은 적당한 필자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15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23종이 나왔던 코딩 교육 책이 지난해엔 118종으로 늘었다.

5,966권에 불과하던 한해 판매권수도 3만권을 넘겼다. 3년 만에 4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이런 양적 성장은 코딩 교육 의무화 때문이다. 올해부터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은 연간 34시간 이상 코딩 교육을 받아야 한다. 내년부터는 초등학교 5ㆍ6학년에게까지 확대된다. 정식 명칭은 ‘소프트웨어(SW) 교육 과정’이다. 지난해엔 초・중・고 1,200여 학교를 뽑아 수업과 방과후 수업 등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기도 했다. 교육의무화 못지 않게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바람도 작용했다.

문제는 무엇을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 지다. 지금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코딩 교육용 콘텐츠를 개발해 공개한 사이트 ‘스크래치’(scratch.mit.edu)를 활용하거나, 컴퓨터를 대체할만한 도구나 알고리즘을 이용한 ‘언플러그드 교육’ 방식을 많이 쓴다. 책은 컴퓨팅 과정을 좀 더 쉽게 설명한 해외 서적을 번역해 들여오는 수준이다. ‘코딩 교육’이라는 말 자체가 아직은 낯선데다, 성인들도 익숙하지 않아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학부모들도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사라진 코드를 구하라’를 낸 창비 출판사 관계자는 “적절한 수준의 국내 필자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쏟아져 나오는 코딩 교육 책들.

언론에 나오는 ‘코딩 교육 열풍’도 아직은 부풀려졌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 강남의 한 코딩학원장은 “언론에서 열풍이라 보도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국영수’에다 ‘남학생은 운동’, ‘여학생은 악기’라는 큰 틀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학교 교과과정이 좀 더 본 궤도에 올라야 코딩 교육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코딩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고 어떤 내용을 담은 책을 골라야 할까. 전문가들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으로 과도한 기술 중심 교육을 꼽았다. 컴퓨터의 역사, 컴퓨터 언어의 종류 등을 파고 들거나 실제 코딩 그 자체를 파고 들면 너무 골치 아픈 것이 된다는 얘기다. ‘해미와 사이언의 코딩 대작전’을 공동으로 써낸 이송미ㆍ최선명은 “코딩 교육은 결국 컴퓨터와 대화하기 위한 것인 만큼 최대한 친숙해지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화살표를 따라가며 패턴을 익히는 화살표 코딩’ 전 5권 시리즈를 내놓은 길벗어린이 관계자 또한 “코딩 교육이란 결국 컴퓨터를 매개로 한 문제 해결 과정”이라면서 “코딩 그 자체보다 코딩에 필요한 단계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길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창호 로보랑코딩연구소 소장은 “똑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코딩해보라 하면 아이들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구사하는 아이, 조금 둘러가지만 예술적인 놀이처럼 구상하는 아이 등 아이마다 개성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코딩은 그 자체가 똑 떨어지는 정답이 없는 과제이기 때문에 코딩 교육을 한다면 억지로 무슨 결과물을 만들어내라기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어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게 해줘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박혜인(중앙대 정치국제학4)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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