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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자동차 현대사] 정주영이 김정일에 선물했던 ‘다이너스티’

입력
2017.11.21 23:1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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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열풍에 대항마로 출시

1995년 5월 현대자동차는 대형세단 다이너스티를 출시한다. 기존 그랜저의 윗급에 자리하는 플래그십 세단이었다. 불과 두 달 전 마르샤를 내놓은 데 이어 다이너스티까지 출시하면서 현대차의 대형 세단에 3개 차종이 포진하게 된다.

그랜저를 타던 고객이 대체할 차종이 마땅히 없었고, 때마침 불어 닥친 수입차 열풍에 고객 이탈 우려가 컸던 현대차는 마르샤와 다이너스티를 투입하며 고객 이탈을 막으려 했다. 다이너스티는 그랜저의 플랫폼, 즉 일본 미쓰비시 데보니어의 플랫폼을 이용해 차체를 키우고 편의장비를 풍성하게 적용해 플래그십 세단으로 제작됐다.

당시 수입차의 공세는 거셌다. 매년 100% 성장이 예사롭던 시기다. 94년 3,865대 판매를 기록하더니 96년에 1만대를 넘긴다. 95년에 관세가 8%로 인하됐고, 7,000만원을 초과하는 자동차의 취득세가 15%에서 2%로 조정된다. 그해 9월 한미 자동차협상 타결로 특소세와 자동차세가 인하된다.

공교롭게도 다이너스티가 등장하던 95년에 토요타가 진세무역을 앞세워 한국 판매를 예고하고 있었다. 토요타의 진출은 벤츠나 BMW와는 그 의미가 달랐다. 국산차와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한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현대차로선 안방을 지켜야 한다는 긴장감이 컸다.

당시 현대차를 이끌던 정몽규 회장은 신차발표회에서 “다이너스티는 날로 치열해지는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한국차의 명예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개발된 한국의 대표적 고급세단”이라고 소개했다.

다이너스티는 그랜저의 최상급 트림을 떼어내 별도 모델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다이너스티가 그랜저의 후속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다이너스티는 96년 5월 6일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3.0과 3.5 두 개 모델로 첫선을 보였다. 3.5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225마력, 최고시속 210km의 성능을 보였다.

다이너스티는 조용하고 편안한 실내가 가장 큰 장점이었다. 5m에 가까운 길이 등 국내 최대 사이즈를 갖춰 가장 넓은 실내를 확보했다. 흡차음재를 대거 적용해 실내는 조용했다.

푹신한 서스펜션은 “승차감이 좋다”는 평으로 이어지며 인기를 끌었다. 서스펜션은 물렁물렁했지만 당시로선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전자제어 서스펜션인 ECS가 적용됐다. 다이너스티 3.5 모델의 ECS는 초음파 센서로 노면 상태를 살펴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미리 제어하는 방식이었다.

여기에 인공지능형 4단 자동변속시스템을 적용했다. 운전자의 체형을 입력시켜 시트와 사이드미러의 위치를 자동조절하는 집적회로시스템(IMS)도 더했다. 이밖에 4채널 4센서 방식의 ABS, 듀얼 에어백, 미끄러짐 방지장치(TCS) 등이 기본 적용됐다. 판매가격은 3.0모델 3,450만원, 3.5모델 4,140만원으로 책정했다.

다이너스티는 북한의 김정일에게 선물로 전달되기도 했다. 1998년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소 떼를 몰고 방북했을 때 다이너스티 한 대를 김정일에게 선물한 것. 영화를 좋아하는 김정일의 기호에 맞춰 차 안에서 영화 감상을 할 수 있는 장비까지 장착해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오토다이어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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