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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제재 대상 '라트비아 ABLV' 파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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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제재 대상 '라트비아 ABLV' 파산 예고

입력
2018.02.25 17: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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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미국의 대북 제재로 제3국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첫 사례가 임박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해외 돈세탁 지원 혐의로 미국 금융망에서 퇴출된 라트비아 시중은행 ABLV의 파산을 예고했다. 실제 파산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금융기관이 파산한 첫 사례가 된다. 북한과 거래를 터온 중국, 동남아 지역 금융기관이 받을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CB는 이날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 지정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ABLV은행이 라트비아법과 룩셈부르크법에 따라 곧 파산할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라트비아에서 서열 3위 은행인 ABLV는 수도 리가에 본사를 두고 있고 룩셈부르크에도 지사가 있다. ECB는 “ABLV는 유동성이 심각하게 나빠져 기한 내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 달러화도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은행은 라트비아 보증기금의 지급 절차가 시작되기 전까지 예금 인출을 견딜만한 충분한 자금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라트비아 금융당국도 소극적이다. 26일 금융당국이 특별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마리스 쿠친스키 라트비아 총리는 “ABLV가 라트비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파산을 막기 위해 세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993년 설립된 ABLV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예치 자금은 26억7,000유로(3조5,400억원), 자산은 36억300만유로(약 4조7,800억원)에 이른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3일 ABLV은행의 미국 내 계좌 개설과 유지를 금지하고 달러화 결제를 위한 미 금융 시스템 접근을 차단했다. 이 조치 직후 ABLV는 6억유로(약 8,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인출 사태를 겪었고, ECB는 지난 19일 이 은행의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이유로 지급 정지 명령을 내렸다.

미국이 북한과의 거래를 이유로 제3국 은행을 제재한 것은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과 지난해 중국 단둥은행에 이어 ABLV은행이 세 번째이지만 파산이 임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BDA 사태는 1년9개월만에 해결됐고,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발 속에 단둥은행도 영업을 계속 중이다. 따라서 ECB 예고대로 실제로 이 은행이 문을 닫는다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은행의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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