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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칼럼] 중국 경제, 경착륙은 없다

입력
2016.04.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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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중국 성장 둔화 한국 경제에 3중고

저성장 무릅쓴 경제체질 개선 추진

중국 능력 충분해 연착륙 성공할 것

중국의 성장 둔화세가 심각한 건 분명하다. 하지만 둔화 속도나 연착륙 성공 여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 때문이다. 글로벌 수출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와 10%에 달한다. 세계 석탄과 철광석, 알루미늄의 50%를 생산하는 나라이자 구리와 주석, 철강, 콩 등의 핵심 소비국이다. 수출 시장으로서 위상도 특별하다. 중국이 철광석을 비롯한 원자재 수입을 줄이자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오스트리아와 캐나다 등이 당장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접국인 한국 경제가 겪는 어려움은 각별하다. 한국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 둔화는 한국 경제 부진의 핵심 요인의 하나다. 대중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쳐도 일본 2.7%, 미국 0.7%, 브라질 1.7% 등에 비해 한국은 10.3%에 이른다. 태국의 6.1%보다도 훨씬 높다. 그러니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면 한국 경제는 치명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선 대중국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7%에 불과한 미국 경제는 중국의 악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중국 경제 부진으로 브라질 같은 1차 영향국들의 경제가 부진해지면 이들 나라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는 2차 영향을 감안할 때 미국이 받는 영향은 훨씬 커진다. 실제로 중국 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미국 성장률도 0.1~0.5%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2016년 미국 성장률 전망이 2.0~2.5%에 불과한 점에 비추어 매우 큰 수치다.

중국의 부진이 글로벌경제에 미치는 직ㆍ간접 영향을 모두 감안할 때 한국이 받는 악영향은 최소한 3중 구조다. 당장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직접적 타격을 입는다. 그리고 중국의 악영향으로 성장 둔화를 겪게 된 다른 대중국 수출국들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인다. 셋째, 중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한국 증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지금 중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다양하다. 노동인구의 감소, 낮은 생산성, 금융 자유화의 지체, 막대한 부채, 공급과잉, 자산 거품, 인플레이션 억제책에 따른 부작용, 사회 불안 및 환경 등 다 열거하기 어렵다.

단기적으론 부동산을 포함한 투자 위축이 경기 둔화의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10년 간 중국은 막대한 유동성을 풀어왔다. 그 돈이 고스란히 중국 내에 머물면서 보통 중국인들이 유지할 수도 없는 고급주택 건설에 투입됐다. 또한 시멘트에서 철강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제조시설이 막대한 공급과잉을 낳았다. 시멘트만 해도 중국이 2011년부터 4년간 생산한 양은 20세기를 통틀어 미국이 생산한 45억 톤보다 훨씬 많은 66억 톤에 이르러 시멘트 값 폭락을 불렀다.

중국은 지금 투자 대신 소비와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경제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건설과 설비 투자를 유보하고 보건의료, 오락, 사회 서비스 부문의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그 결과 서비스업은 전체 중국 소비의 50% 수준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소비 증가는 여전히 투자 위축을 보전할 정도에는 이르지 못해 성장 둔화를 낳고 있다.

중국의 경제 체질 개선은 대중 수출에 크게 의존해온 나라에는 달갑지 않다.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은 수입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 서비스업이 커질수록 중국 경제는 점점 더 수입 필요성이 적은 내국형 체질로 바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경제의 경착륙을 방임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충분한 금융자원과 통치수단을 갖고 있다. 시진핑 정부는 향후 연 6.5% 성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 통화ㆍ재정정책을 펴나갈 것이다. 이미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했고, 인민은행은 부실 해소를 위해 많은 자금을 은행부문에 투입했다. 이에 비추어 중국은 앞으로도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되겠지만, 다행히 경착륙은 피해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는 있을 것이다. /

시론 - 손성원/2016-03-30(한국일보)
시론 - 손성원/2016-03-30(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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