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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병원 부분폐쇄… 의료 혼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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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병원 부분폐쇄… 의료 혼란 번진다

입력
2015.06.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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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까지 긴급수술外 진료 중단, 메르스 감염 이송요원 9일간 근무

의사 또 감염… 확진 전 진료 드러나, 삼성병원發 3차 유행 우려 증폭

4차 감염 2명… 치사율 10% 돌파도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암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송재훈 병원장(왼쪽 세번째)을 비롯한 의료진이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송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날부터 신규 외래·입원 환자를 한시적으로 제한하며 응급수술을 제외하고는 수술과 응급진료도 한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암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송재훈 병원장(왼쪽 세번째)을 비롯한 의료진이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송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날부터 신규 외래·입원 환자를 한시적으로 제한하며 응급수술을 제외하고는 수술과 응급진료도 한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최대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이 24일까지 신규환자를 받지 않는 사상 초유의 병원 부분폐쇄 조치를 14일 내렸다. 응급실 밖에서 확진자가 잇따르고, 감염된 이송요원이 병원 내부를 9일 동안 제재 없이 돌아다니며 400여명과 접촉, 파문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사실상의 병원 잠정폐쇄는 이송요원의 메르스 최장 잠복기(2주)인 24일까지 유지된다.

메르스 ‘4차 감염자’도 발생해 병원 밖 감염 우려가 커진 가운데 확진자는 145명, 격리자는 5,000명 가까이로 늘어났다. 친척 병문안을 갔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건강한 60대 확진자(81번ㆍ남)가 숨지면서 치사율도 10.3%로 올라갔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진정세 판단을 유보했다.

삼성서울병원의 환자 이송요원인 137번(55ㆍ남)은 증상 발현 이후 9일 동안(2~10일) 정상 근무하며 환자 76명, 의료진 52명 등 216명과 직간접으로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송요원은 지난 달 27~29일 응급실에서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에 노출됐으나, 이 병원의 초기 격리대상에서 제외됐다. 14번 환자가 응급실에 머문 3일 동안 휠체어를 타고 응급실 밖을 돌아다녀 외래환자 2명이 감염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이 병원 의사로 확인된 138번(37ㆍ남) 확진자는 10일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환자 진료를 계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암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송재훈 병원장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생각에 잠겨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암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송재훈 병원장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생각에 잠겨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체적 관리부실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 동안 삼성서울병원은 이 병원을 통한 메르스 확산에 대해 “국가가 뚫린 것”이라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왔다. 송 원장은 병원 부분 폐쇄와 관련, ▦신규 환자의 외래 및 입원 한시적 제한 ▦응급상황을 제외한 수술 중단 ▦신규 응급환자 진료 중단 ▦입원환자 방문객 제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루 외래환자 8,000여명으로 ‘빅5’에 속하는 삼성서울병원의 이번 조치로 인한 의료대란도 우려 된다.

삼성서울병원의 뒷북 조치에 대해 보건당국이 제 때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평택성모 발 1차 유행에 이어 삼성서울 발 2차 유행 역시 보건당국이 책임져야 할 추적관리를 병원에 맡겨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보건당국의 삼성서울병원 직접 통제를 촉구하고, 문제의 이송요원과 접촉 가능성이 큰 이 병원 비정규직 2,944명 전원에 대해 자체 감염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4차 감염자’도 두 명이나 나왔다. 3차 감염자인 70대 여성 환자를 이송한 민간 구급차 운전자인 133번(70ㆍ남)이 전날 첫 4차 감염으로 확인된 데 이어 이 구급차에 동승해 함께 환자를 이송한 145번(37ㆍ남)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사람은 76번(75ㆍ여ㆍ사망)환자를 지난 5일 서울 강동 경희대병원에서 건국대병원 응급실로 이송하면서 골절 환자로 판단하고 마스크 외에 방역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은 지역사회 전파가 아니라 폭넓은 범위의 병원 내 감염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발 3차 메르스 유행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143번(31ㆍ남) 환자도 새로운 ‘슈퍼 전파자’로 거론되고 있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 환자는 지난달 25~28일 대전 대청병원에서 2주 동안 프로그램 설치 일을 하다 16번(40ㆍ남)과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부산으로 돌아간 뒤 2일부터 발열 증세 가 나타나 3개 병원을 돌며 외래ㆍ입원진료나 응급실 진료를 받았고, 대중교통도 수 차례 이용하며 수백 명과 직간접 접촉했다. 14번 환자가 경기도 2개 병원을 거쳐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슈퍼 전파자가 된 것과 유사하다는 게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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