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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쏘나타 2만대 효과… 잘 만든 드라마가 경제에 ‘효자’

입력
2016.11.1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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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ㆍ방송 수출 급증하며

연예인들 광고모델로 인기

소비재 중엔 화장품 독보적

지난해 對中 수출 1조 돌파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 아오란그룹 임직원 4,500명이 인천 중구 월미 문화의 거리에서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 아오란그룹 임직원 4,500명이 인천 중구 월미 문화의 거리에서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2013년 12월부터 3개월간 방송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조선시대 지구에 추락한 외계인이 아직도 서울에 살고 있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중국 온라인 동영상 유통 플랫폼에서 이 드라마의 조회 수는 무려 37억회에 달할 정도였다.

덕분에 드라마에 등장한 한류 상품도 큰 인기를 누렸다. 여주인공 천송이(전지현)가 즐겨먹은 ‘치맥(치킨과 맥주)’이 대표적이다. 당시 중국의 젊은 연인들에게 치맥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한인타운 치킨집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을 정도였다.심지어 커피숍에서도 치맥을 판매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런 인기는 한국 기업들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치맥 열풍 때문에 당시 BBQ는 3주 만에 현지 매출이 50% 증가했고, 교촌치킨은 개점 1년도 안돼 매출이 3배 이상 치솟았다. 보고서는 치맥, 천송이 코트, 남자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운동화 등 드라마에 나온 상품의 수출 효과가 545억5,500만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 드라마 한 편으로 발생한 국내 광고ㆍ해외 매출 총액은 5,303억원으로 집계됐다. 종합적인 생산유발효과는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2만여대를 생산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때문에 한류 관련 산업은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과 코트라(KOTRA)가 올해 4월 발간한 ‘한류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류로 인한 문화상품과 각종 소비재, 관광 분야의 총 수출 규모는 70억3,300만달러(약 8조1,512억원)로 추정됐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문에 소비재ㆍ관광 분야 수출 효과는 42억1,000만달러(약 4조8,794억원)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지만, 문화 콘텐츠 분야의 수출 효과는 28억2,300만달러(약 3조2,718억원)로 같은 기간 오히려 13.4% 늘어났다.

특히 중국에선 한국 영화ㆍ방송의 성장세가 무섭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올해 2월 발간한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방송산업의 대(對) 중국 수출액은 2012년 1,100만달러(약 128억원)로 전세계 방송 수출액의 6.1%에 불과했지만, 2014년엔 5,693만달러(약 662억원)로 급성장해 중국 수출 비중은 22.2%까지 늘어났다.

우리나라 방송의 인기가 높아지자 한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도 한류스타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연매출이 10조원에 달하는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는 2014년 1월 TV 광고 모델로 한류스타 이민호를 발탁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에는 배우 김수현과 광고 계약을 맺었다. 중국 화장품 ‘란슈’도 전지현을 모델로 발탁하고, 제품 이름을 한글로 짓기도 했다.

우리 영화산업의 대(對) 중국 수출액도 2012년 83만3,000달러(약 9억7,252만원)에서 2014년 820만6,000달러(약 95억8,000만원)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전체 영화산업 수출액 중 중국 수출 비중도 같은 기간 4.1%에서 31.3%로 늘어났다.

소비재 중에서는 화장품 수출이 독보적이다. 지난해 중국에 수출된 화장품은 12억2,457만달러(약 1조4,239억원)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중국 시장이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5.2%로 커졌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598만4,170명으로 한국을 찾은 전체 관광객의 51.6%를 차지했다. 중국인 관광객 1명이 한국 여행에서 지출하는 비용은 평균 2,319달러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평균(1,712.5달러) 보다 35.4% 많다.

다만 최근 한류 열풍이 정체되고 있는 점은 문제다. 중국에서 한류는 이미 대중화돼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따라서 인구 13억의 거대 소비시장 중국에서 한류 콘텐츠가 일회적 소비에 그치지 않고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정덕 한국무역협회 기업경쟁력실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원작 성공 이후 뮤지컬과 도서, 음반, 게임 등으로 다시 제작됐고, 테마파크와 크루즈 상품으로도 활용됐다”며 “한류 콘텐츠도 장르의 확장, 타업종 융합, 형태 다변화 등을 추진해 관련 상품을 확대 재생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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