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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제약 세계 1위’ 신호탄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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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제약 세계 1위’ 신호탄 쏘다

입력
2015.12.2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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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휴대폰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선 삼성그룹의 고민은 미래 먹거리다. 특히 휴대폰 부문의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이런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바이오제약 사업이다. 삼성은 반도체와 휴대폰처럼 바이오제약 사업도 세계 1위에 올려 놓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 시절인 2010년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제약을 지정했다. 삼성이 바이오제약을 선택한 이유는 평균수명이 늘고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질병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암, 치매, 아토피 등은 기존 화학합성약품으로는 치료도 어렵고 부작용이 많았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 등 생물체에서 유래하는 유전자, 세포, 단백질을 활용한 바이오제약을 대안으로 꼽고 있다.

바이오제약은 2000년대 들어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2014년 바이오제약의 세계시장 규모는 1,790억달러(약 210조 6,83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 825억달러보다 2배 이상 더 크다. 2020년까지는 약 2,780억달러(약 327조2,060억원)으로 늘어나리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제약분야에서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달성하고 2025년에 매출 2조원, 영업이익 9,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제4, 제5공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적 기업들의 특허장벽을 뛰어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생산전문기업(CMO)을 표방하고 있다. CMO는 약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 의뢰받은 약품만 생산한다.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는 “제약사들이 치열한 시장 경쟁 때문에 연구개발에만 집중하고 생산을 전문업체에 맡기고 있다”며 “CMO 시장은 2012년 46억달러에서 2017년 72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기 맞춰 단계적으로 대비해 왔다. 제 1, 2 공장을 통해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준비를 했고 여기서 얻은 경험을 제 3 공장에 적용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방침이다.

따라서 제 3공장은 생산원가를 낮추고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한다. 미국 제약회사 BMS의 경우 1조원을 들여 아일랜드에 연 생산규모 9만ℓ 공장을 짓고 있다. 반면 8,500억원이 투자된 삼성의 제 3공장은 연간 18만ℓ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곧 생산원가 감소로 이어져 가격경쟁력에서 앞서갈 수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ℓ당 투자비를 따지면 제 3공장 건립비용이 BMS의 40% 수준”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모든 관리 시스템을 이중화해 365일 24시간 설비를 멈추지 않고 생산할 수 있도록했다. 김 사장은 “연중 무휴로 가동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생산능력이 발표된 연간 18만ℓ의 1.5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이 같은 전략은 반도체 사업의 성공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대량 생산설비로 생산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인 뒤 이를 무기 삼아 대량 판매해서 많은 이익을 남기는 전략이다.

이미 물량 수주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제 1 공장은 수주물량이 모두 찼고 제 2공장도 거의 찼으며 제 3공장 수주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근 제 1공장 생산시설에 대해 무결점 합격을 받아 더욱 고무된 분위기다. 바이오제약은 FDA 승인이 없으면 해외 시장에 판매를 할 수 없다. FDA는 생산 시작한 지 1년여 정도 지난 시점에 공장 실사를 진행하는데 여기에 공장의 운명이 달려 있다. 김 사장은 “세계적 제약회사들도 FDA 검사에서 2, 3가지 문제를 지적받는데 제 1공장은 지적은 커녕 권고사항마저 받은 게 없다”며 “무결점 공장 인증을 받은 만큼 물량 수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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