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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상정도 못하게 된 트럼프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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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상정도 못하게 된 트럼프케어

입력
2017.07.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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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안도 매케인 수술로 차질

공화당 반대 의원 4명으로 늘며

자력 법안 통과 힘들어 사실상 무산

미치 매코널(가운데)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가 17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걸어가고 있다. 매코널 대표는 이날 트럼프케어 상정을 2주 뒤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치 매코널(가운데)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가 17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걸어가고 있다. 매코널 대표는 이날 트럼프케어 상정을 2주 뒤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트럼프케어’로 불리는 미국 정부의 건강보험법안(AHCA)의 의회 통과가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더욱 흔들리게 됐다. 공화당에서마저 법안을 반대하는 이탈자들이 속속 늘어나는 등 당내 노선 갈등이 극심한 상황이어서 트럼프케어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마이크 리(유타)와 제리 모런(캔자스)은 이날 트럼프케어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안을 바탕으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켄터키)가 수정한 트럼프케어에 반대하는 공화당 상원의원은 모두 4명으로 늘었다. 상원 100석 중 52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자력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케어 의회 통과가 불투명해져 버린 현 상황은) 취임 이래 6개월 동안 의회 장악에 실패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대한 정치적 타격”이라고 평했다.

매코널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 “실패한 오바마케어(ACA)를 폐기하는 동시에 대체법안(AHCA)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5년) 반대했던 오바마케어 우선 폐기 법안을 조만간 표결에 붙이겠다“ 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1호 법안인 AHCA는 지난 5월 가까스로 하원을 통과했지만, 이후 법 통과 시 메디케이드(저소득층ㆍ장애인 건강보험) 지원 예산 감소를 우려하는 공화당 중도파 의원과 ‘오바마케어’ 완전 폐기라는 공화당의 약속을 지키기에 미흡하다는 강경파 의원간 갈등으로 의견 수렴에 진통을 겪었다. 매코널 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는 지난달 말 대체 법안을 공개한 후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었으나, 강경파 의원들 반대로 상정을 포기했다. 이에 수정안을 마련해 지난 13일 이를 공개한 뒤 이번 주 법안을 토론에 부칠 예정이었으나 당내 중진인 존 매케인 의원이 지난 주 혈전수술을 받으면서 상정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날 추가 이탈자가 발생하면서 법안 상정 자체가 매우 불투명해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코널 의원이 성명을 발표하기 전 트위터로 “공화당 의원들은 일단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고 백지상태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새 법안을 논의하라”고 촉구했지만 법안은 표류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이 맥코널 대표가 예고한 대로 상징적 의미로, 대안 법안(AHCA) 없이 오바마케어를 폐기하는 시도를 하거나, 민주당과 타협해 새로운 건강보험법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의회예산국(CBO)은 대안법안 없이 오바마케어만 폐기할 경우 무보험자 3,000만~3,200만명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어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고, 민주당과 타협해 수정안을 발의할 경우 ‘오바마케어 폐지’라는 공화당 지지자들에 대한 약속을 배신하는 셈이 돼 공화당으로서는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오바마케어에 대한 높은 지지를 감안하면 내년 중간선거와 2020년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공화당 의원들로서는 트럼프케어는 포기할 수도 추진할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인 셈이다.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오바마케어가 폐지될 경우 2019년부터 보험료 인상이 시작되고 2020년에는 세제 지원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며 트럼프케어를 추진할 경우 공화당 의원들이 안게 될 정치적 부담을 예상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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