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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밀려난 뒤 2개월 만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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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밀려난 뒤 2개월 만의 반격

입력
2015.10.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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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신격호의 위임받았다"

신동빈·계열사 상대 소송전

부인 조은주씨가 발표문 대독

롯데 측 "신격호 뜻인지 의심스러워"

신동주(오른쪽)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부인 조은주씨와 함께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신동주(오른쪽)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부인 조은주씨와 함께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부친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함께 신동빈 롯데회장 및 한국과 일본의 롯데 계열사들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계열사들이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했다는 이유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법적 소송 내용을 묻는 질문에 잠시 눈을 감은 채 답변을 생각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법적 소송 내용을 묻는 질문에 잠시 눈을 감은 채 답변을 생각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신 전 부회장은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SDJ코퍼레이션 명의로 기자회견을 갖고 신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와 한국 호텔롯데 및 롯데호텔부산 등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의 이름 약자를 딴 SDJ코퍼레이션은 이번 소송을 전담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로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 총재가 고문으로 참여했다. 사모펀드 나무코프를 운영하는 민 고문은 “신 회장의 경영권 확보가 상당히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의 부인 조은주씨도 SDJ 이사를 맡았다. 조 씨는 신 전 부회장을 대신해 “신 총괄회장이 친필 서명한 위임장을 통해 법적 조치 등 일체의 행위를 (신 전 부회장에게) 위임했다”며 “이에 따라 소송 등 여러 조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 전 부회장측은 신 총괄회장이 지난달 25일 위임장에 서명하는 모습을 담은 3,4초 분량의 동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우선 신 총괄회장이 지난 2일 일본 도쿄법원에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해 신 회장과 롯데홀딩스를 상대로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이사회 소집 절차를 생략한 채 이사회 일원인 신 총괄회장의 동의 없이 총괄회장직에서 해임했다는 이유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이 이날 우리 법원에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 등을 상대로 부당한 방식으로 이사직에서 해임한 것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도 신청했다. 롯데쇼핑 지분 13.45%를 갖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이 최근 신 회장 측에서 무리하게 중국 사업을 진행하며 계열사인 롯데쇼핑 등에 입힌 손실을 직접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지나친 욕심으로 아버지의 롯데홀딩스 대표권과 회장직을 불법 탈취했다”며 “롯데 창업주로 70년간 성장을 이끌어 온 최고경영자를 일방적으로 내쫓은 것은 인륜에 크게 어긋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서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는 광윤사 지분 보유 현황을 공개했다. 신 전 부회장에 따르면 광윤사 지분은 신 총괄회장 0.8%, 신 전 부회장 50%, 신 회장 38.8%,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츠 하츠코씨가 10%, 롯데재단이 0.4%를 갖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분이 적은 신 회장이 나를 한국과 일본 롯데 계열사 등기 이사에서 일방적으로 해임한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신 전 부회장 측이 의도하는 것은 신 회장의 사퇴와 그룹 경영권을 차지하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즉각적인 원대복귀와 명예회복, 불법적으로 신 총괄회장의 퇴진을 결정한 롯데홀딩스 임원들의 전원사퇴가 최종 목표”라며 “목표를 달성하면 롯데그룹 개혁에 앞장서겠다”며 경영권에 대한 강한 집착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법적 소송을 예상한 만큼 흔들리지 않는다” 는 반응이다. 롯데 측은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이사 해임은 적법 절차에 따라 이뤄졌고, 광윤사가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이 28% 뿐이어서 한ㆍ일 롯데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롯데 관계자는 “신 총괼회장이 진정한 의사에 따라 위임장을 써줬는 지 의심스럽다”며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신 총괄회장을 수단으로 삼은 것은 지나친 행위”라고 비난했다.

신 회장측은 신 전 부회장에 맞서 법적으로 맞대응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측에서 소송을 제기한 만큼 향후 롯데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은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게 됐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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