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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독자와 쌍방향 소통…뉴스 재미·품격 다 높였다

입력
2015.05.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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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만들어지는 뉴스

기사+견해…독자와의 소통

유희의 대상이자 사회 참여

뉴스 이용자 이미 20% 넘어

특집기사 이슈문답사전 구성

라이브 블로그 생생한 전달

인터랙티브 기사 접근성 높여

경기 고양시에 사는 최희정(32)씨는 종이신문과 TV 뉴스를 전혀 보지 않은 지 2년이 넘었다. 최근엔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검색하는 빈도도 확 줄었다. 그런데도 최씨는 자신을 되레 “이슈를 놓치지 않는 트렌디한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가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페이스북 덕분이다.

최씨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수시로 페이스북을 한다. 자신의 게시물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뉴스와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관심사와 관련된 정보는 그룹이나 클럽에서 얻고, 팔로우하고 있는 두서너 언론사 페이지나 지인들의 포스팅을 통해 실시간 뉴스와 기획 기사들을 소비한다. 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타임라인에서 신문의 ‘칼럼’에 해당하는 다양한 견해들을 습득한다.

최씨는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덕분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지인이 올린 뉴스 콘텐츠를 소비하다 보니 과거의 일방적인 느낌에서 벗어나 쌍방향으로 소통한다는 인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비단 최씨만의 취향이 아니다. 언론진흥재단의 ‘2014 언론수용자 의식 조사’에 따르면 SNS를 통한 뉴스 이용률은 20.7%로 2011년(11.4%)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5명 중 1명은 SNS로 뉴스를 본다는 얘기다. 미국에서 이런 경향은 더욱 확연하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49세 이하 미국인의 70% 이상이 스마트폰의 가장 중요한 용도를 뉴스 보기라고 답했다.

단순히 기사를 소비하는 데 그치던 미디어 수용자들이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SNS의 확산은 미디어 수용자들의 뉴스 소비 플랫폼과 채널 변화를 뛰어넘어 근본적인 뉴스 소비 양태를 뒤흔들었다. 친구나 지인의 짤막한 견해가 덧붙여진 뉴스 링크는 ‘좋아요’버튼이나 댓글, 공유를 통해 확대 재생산된다. 이런 과정을 숱하게 겪으면서 뉴스는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콘텐츠가 된다. 미디어 수용자들은 하나의 기사를 때론 유희의 대상으로, 때론 적극적인 사회참여의 창구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서울 지방선거 때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의 ‘미안하다’ 패러디 열풍이나 같은 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등은 이슈를 ‘유희’로 소비한 사례다.

이런 미디어 수용자들의 변화는 말로만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던 국내 언론에 변화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베끼기’ 콘텐츠로 비판을 받는 와중에도 ‘우주의 얕은 지식’이라는 슬로건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피키캐스트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도 자극제가 되기 충분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SBS는 ‘스브스 뉴스’와 ‘비디오 머그’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카드뉴스, 웹툰,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자막 뉴스 등 다양한 형식을 동원하며, 변화하고 있는 수용자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머니투데이도 ‘뉴스큐빅’과 ‘티타임스’ 등 모바일 전용 뉴스 브랜드를 런칭해, 짧은 시간에 뉴스 소비를 끝내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경향신문과 조선일보는 페이스북 캐릭터로 각각 ‘향이’와 ‘선이’를 내세워 독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한국일보닷컴 1년의 실험과 도전

한국일보 역시 이 같은 언론사들의 실험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꼭 1년 전인 2014년 5월 19일 한국일보닷컴이 문을 열면서부터, 변화한 미디어 수용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실험과 도전은 시작됐다. '오픈 스페셜'로 제작한 세월호 참사 특집기사는 사진을 이용한 스토리텔링과 사건을 조목조목 설명한 이슈 문답사전으로 구성했다.

오픈 스페셜로 공개한 세월호 인터랙티브 기사의 한 장면.
오픈 스페셜로 공개한 세월호 인터랙티브 기사의 한 장면.

카드뉴스로 정보와 뉴스 전달에 스토리를 더했고, 여러 장의 사진을 이어 붙여 빠르게 보여주는 영상 형식의 타임랩스 콘텐츠를 연재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시사에 재미를 접목한 ‘별난대결’‘웹툰뉴스’도 선보였다.

콘텐츠의 형식뿐 아니라 전달 방식에서도 실험은 계속됐다.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와 브라질 월드컵 한국경기, 8월에 있었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는 ‘라이브 블로그’를 통해 SNS 독자들에게 실시간 뉴스를 생중계했다.

독자들이 부담 없이 소비할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에만 함몰되는 것은 경계했다.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디지털 퍼스트’에 가치를 뒀기 때문이다.

지난달 14회째를 연재한 ‘눈(SNS)사람 인터뷰’는 영상과 사진, 글이 어우러진 고품격 인터랙티브 인터뷰로 한국일보 디지털 콘텐츠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칼럼 큐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통찰력 있는 칼럼에 목마른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주려 노력했다.

지난 11일에 공개한 인터랙티브 기사 ‘우리들의 일그러진 월급통장’ 역시 심혈을 기울인 도전의 하나다. 독자가 자신의 월급 액수를 입력하면 대한민국 전체 임금 근로자 중에 몇 %에 해당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는 ‘쌍방향 인터랙티브’를 구현하고자 했다. 사회의 부조리한 단면을 지적하되, 독자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텍스트의 효용을 극대화한 것이다.

지난 11일 선보인 한국일보의 인터랙티브 기사 메인 화면. SNS로 확산되며 호평 받았다.
지난 11일 선보인 한국일보의 인터랙티브 기사 메인 화면. SNS로 확산되며 호평 받았다.
한국일보의 동영상 브랜드인 '플레이 한국'에서 만든 '남녀가 썸 탈때 하게 되는 행동들'.
한국일보의 동영상 브랜드인 '플레이 한국'에서 만든 '남녀가 썸 탈때 하게 되는 행동들'.

이는 ‘디지털 퍼스트가 연성 기사만 쏟아내는 형식이라면 언론 본연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는 언론학계의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한 사례일 수 있다. 또한 인터랙티브 기사를 1회성 이벤트처럼 여겨 외주 업체에 개발과 디자인을 맡기는 것과 달리, 한국일보는 편집국에서 직접 채용한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웹디자이너와 기자가 유기적으로 소통하여 내용과 형식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웅재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수용자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재편된다고 해서 언론이 수용자 입맛에 맞는 콘텐츠만 제공한다면, 이는 진정 수용자를 위한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며 “우리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화두를 가지고 수용자 또는 사회 ㆍ문화적으로 변화를 수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외면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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