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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다큐가 예능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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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다큐가 예능된 순간

입력
2016.10.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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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0월 23일 서울 중구 신당동 서울경찰청 제1기동대 연병장. 이날은 서울경찰청이 인질난동 및 특수범죄 진압업무를 전담하기 위해‘504형사대’를 발족한 날이었다.

오전 10시, 무술 유단자와 특수기술 보유자로 구성된 47명의 대원들이 부동자세로 연병장에 집합했다. 형사기동대에서 선발된 대원들은 푸른색 전투복에 흰 운동화를 신고 빨간 모자 아래로 날카로운 눈빛을 숨기고 있었다. “‘504 형사대’라는 명칭은 상습 강도 및 절도범에 대한 가중처벌을 담은 특별범죄가중처벌법 5조 4항에 따른 것”이라는 지휘관의 설명이 있은 후 취재기자들을 대상으로 작전 시범이 펼쳐졌다.

잠시 후, 취재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할머니로 분장한 대원이 인질범을 멋지게 제압하는 장면에서 치마가 훌렁 벗겨지는 바람에 속옷이 드러나버렸기 때문이다. 현장을 취재하던 사진기자들은 어이없어 하면서도 좋은 소재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90년대, 많은 검거실적을 자랑했던 504형사대는 현재는 활동하지 않고 있다.

손용석 멀티미디어부장 stones@hankookilbo.com 한국보도사진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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