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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사드 촬영, 한반도 휘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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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사드 촬영, 한반도 휘젓다

입력
2017.06.1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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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부지 사진 10여장 저장

레이더ㆍ발사대 배치 직후 찍은 듯

한반도 전역이 타깃에 포함

공격용으로 개조 땐 심각한 위협

9일 강원도 인제지역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군 무인기 추정되는 비행체. 합참 제공
9일 강원도 인제지역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군 무인기 추정되는 비행체. 합참 제공

이달 9일 강원 인제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북한이 경북 성주 골프장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기지를 정찰하기 위해 띄운 것으로 확인됐다.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에서 직선거리로 270㎞ 떨어진 성주까지 날아와 한반도 상공을 누비며 활개쳤지만, 우리 군은 움직임을 전혀 포착하지 못해 대북 경계태세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다.

군 관계자는 13일 “인제에서 수거한 무인기에 저장된 250여 장의 사진 가운데 10여장이 성주의 사드 기지를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의 날짜가 초기화돼 촬영시점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발사대를 비롯한 사진 속 장면에 비춰 4월 26일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를 배치한 이후에 찍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무인기에 내장된 카메라는 일본 소니사 제품으로, 고도 2~3km 상공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의 해상도는 구글 어스가 제공하는 위성사진보다 선명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촬영한 사진을 북한으로 실시간 전송하는 기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무인기는 성주 사드 기지에 도착하기 수㎞ 이전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해 성주 남쪽 수㎞까지 내려온 뒤 다시 북상하면서 기지 주변을 돌며 연속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당국은 “사드 기지를 찍은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임야와 민간 주거지역의 사진”이라고 분석했다.

2014년 백령도와 파주, 삼척에서 잇따라 발견된 북한 무인기의 경우 작전반경이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국한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주를 포함한 남부지방까지 확대된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한반도 전역이 무인기의 타깃에 포함됐다. 무인기를 정찰용이 아닌 공격용으로 개조할 경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무인기 엔진은 2014년과 달리 단발이 아닌 쌍발이었다. 엔진 추력을 높여 더 멀리, 더 빠르게, 더 많은 무장을 싣고 침투할 수 있는 셈이다. 북한은 체코산으로 알려진 이 엔진을 직수입했거나 중국을 거쳐 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인기 발견 당시 연료탱크에 기름이 바닥난 것에 비춰 우리 군은 일단 추락원인을 연료 부족으로 보고 있다. 길이 1.8m, 폭 2.4m로 2014년 3월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겉모습이 흡사하지만 동체는 더 커졌다. 하지만 북한이 전방지역 어디에서 무인기를 띄웠고, 정확히 어떤 경로로 비행했는지, 부품을 어디에서 들여왔는지 등에 대해 군 당국은 “추가로 분석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북한은 400여기의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크기가 채 3m도 안 되는 소형이어서 우리 군의 지상감시레이더로는 포착하기 어렵다. 서울을 비롯한 핵심지역은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배치했지만, 전방과 후방지역은 최소 2~3년이 지나야 국지방공레이더를 전력화할 전망이다. 군 당국은 “지상감시레이더와 신형 열상감시장비(TOD) 일부를 대공감시용으로 전환해 임시 운용하는 형편”이라며 “주한미군에도 소형 무인기 탐지자산이 없어 협의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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